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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공기업 개혁 시급하다
빚더미 공기업 개혁 시급하다
  • 경남매일
  • 승인 2010.08.3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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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공기업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거의 120조원에 달하는 빚더미에 올라앉아 하루 이자만 100억 원씩 물어야 할 만큼 재무구조가 나빠져 있다. 감사원이 30일 밝힌 LH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보면 무분별한 사업 확대가 재무구조를 악화시킨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는 통합 논의가 본격화한 2003년 이후 주도권을 선점하고자 타당성 검토를 소홀히 한 채 경쟁적으로 사업을 확대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 때문에 2003년에 2조 7000억 원대였던 미분양 토지가 2007년에는 7조 7000억 원대로, 다시 지난해에는 17조 8000억 원 규모로 대폭 늘었다는 것이다.

 LH는 신규 사업을 최소화하더라도 2014년에는 부채가 200조 원에 육박하는 등 갈수록 재무구조가 악화할 것으로 보고 비상경영에 들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직원들에게 총 1000여억 원의 성과급이 책정됐고, 이 중 900여억 원을 이미 상반기에 지급했다는 사실이 전해져 많은 사람을 아연하게 했다. 앞서 거액의 적자 때문에 부득이 전기요금을 올려야 할 형편이라던 한전이 전 직원에게 3600여억 원의 성과급을 준다고 해 물의를 빚은 터여서 다시 한번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 논란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LH 문제는 현 정부가 역점을 둬 추진해온 공기업 개혁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작년 말 현재 286개 공공기관 중 외부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93곳의 금융부채는 180조 원을 넘어섰다. 현 정부의 임기 중 절반이 지난 지금 더는 공기업 개혁을 미적거릴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헛심만 쓰다가 결국 실패했다는 엄혹한 평가를 받지 않으려면 개혁 완수를 위해 이제라도 배수의 진을 치고 대오를 정비해야 한다. 여기서 머뭇거리면 결국 공기업 개혁은 물 건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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