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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에 독성물질 투기”
“美, 이라크에 독성물질 투기”
  • 경남매일
  • 승인 2010.06.1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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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때 각종 유해물질 폐기로 현지주민 고통

 미국이 이라크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현지에 각종 유해 물질을 불법 투기, 문자 그대로 ‘독성 유산(toxic legacy)‘을 남긴 채 철수하고 있다고 영국의 더타임스 온라인판이 14일 보도했다.

 더 타임스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이라크내 5개 지역에서 미군 기지로부터 나온 유해물질이 미국으로 수거되지 않은 채 현지에 투기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는 명백한 국방부 규정 위반이다.

 실제 수도 바그다드의 북쪽과 서쪽지역에서는 드럼통에서 엔진오일이 새어나오는가 하면 산성 화학물질이 든 용기가 어린이들에게 노출돼 있었으며, 버려진 건전지가 농지 가까이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 타임스가 ‘2009 국방부 백서’를 확인한 결과 현지 미군과 함께 일한 한 개인업자는 “미군이 생산한 유해성 폐기물이 5000t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이라크내에서 인프라 등을 담당하고 있는 켄달 콕스 미군 준장은 14만 5000t에 달하는 기름과 기름에 오염된 토양을 처분하는 일을 맡고 있었다고 증언한 뒤 “이는 지난 7년간 축적된 것”이라고 말해 상황이 더 심각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유해물질에 노출된 이라크인들은 발진과 발열 증상에 시달리고 구토와 기침도 호소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폐기장 인근에 사는 쥐들조차 죽어나가고 있는 형편이라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미군기지 내에 있는 사설 재활용 업체들이 유해물질과 고철을 함께 섞어 이를 현지 거래상에게 넘기는 바람에 이런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게 현지 이라크인들의 지적이다.

 대부분의 미군이 올해 철수하면서 수백개의 기지들이 폐쇄되고 있으며, 유해물질들은 모두 해상경로를 통해 미국으로 수거되거나 바그다드의 특수시설에서 재처리돼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

 현지 미군 대변인인 스티븐 란자 준장은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다루고 있고 해결하기를 원한다”면서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해야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유해물질 처리방침을 설명하겠다는 그는 “부적절하게 수거된 사례가 있을 수 있다”면서 “잘못된 것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팀을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르민 오트만 이라크 환경장관도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유해물질 처리에 관한 공식 조사를 시작했다면서 “전문가팀을 즉각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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