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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 첫 현지인 한글 교실
칠레에 첫 현지인 한글 교실
  • 경남매일
  • 승인 2010.06.14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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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에 한국어 배우려는 사람 많아 현지인반 개설
▲  칠레 산티아고에 처음으로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한글교실이 개설돼 12일 첫 수업을 시작했다.

 “‘프로페소라(선생님이라는 뜻의 스페인어)’는 한국어로 뭐라고 하나요?”

 “제 이름은 한글로 어떻게 쓰나요?”

 지구 반대편 칠레에 처음으로 현지인을 위한 한글 교실이 문을 열었다.

 교민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산티아고 내 한글학교(교장 장택근)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현지인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처음으로 현지인반을 개설하고 12일(현지시각) 첫 수업에 들어갔다.

 이날 수업에는 엄마 손을 붙잡고 온 다섯 살짜리와 한국 가수를 좋아한다는 10대 소녀부터 동양 문화에 관심이 있어 왔다는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 스무 명이 참가해 수업 정원을 꽉 채웠다.

 이들은 선생님이 칠판에 적어주는 자음과 모음을 작은 소리로 여러 번 반복하며 ‘깍두기 공책’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적어나갔다.

 이들 가운데에는 이미 한국 문화나 한글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갖고 있는 학생들도 적지않아 남미 대륙까지 불어온 한류 열풍을 실감케했다.

 아는 한국 연예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2PM, 2AM, 보아, 애프터스쿨, 포미닛 등 한국 가수들이 이름이 쉴새없이 나열됐고 아는 한국어가 있느냐고 묻자 “사랑해”, “안녕하세요?”, “빨리 빨리” 등의 단어가 곳곳에서 나왔다.

 칠레 가톨릭대에서 역사를 전공하면서 민원정 교수의 한국학 수업을 들었다는 마델레이네 솔라노(20)씨는 “졸업 후 한국 대학원에 가서 한국 역사를 공부하고 싶어 한글을 배우러왔다”고 말했다.

 한국인 하숙생들 덕분에 저절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접하게 됐다는 모니카 드레스너(51)씨는 “칠레는 올해 독립 200주년을 맞았는데 한국의 역사는 5천년이나 된다고 들었다”며 “칠레로서는 배울 게 많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에서 이들이 가장 어려워한 것은 낯선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었다. 학생들은 특히 ‘ㄹ’과 ‘ㅁ’처럼 여러 획으로 된 자음을 어디서부터 ‘그려야’할 지 당황해하기도 했다.

 슈퍼주니어 팬인 친구의 추천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된 가브리엘 아레발로(28)씨는 “한글은 알파벳과는 다른 기호로 쓰는데다 발음이 스페인어와 많이 달라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초급 한글수업은 총 8주 과정이며 첫 수업인 만큼 무료로 진행됐다.

 장택근 교장은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는 현지인들이 늘고 있어 한국 문화를 좀더 체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수업을 개설하게 됐다”며 “성과를 보면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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