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5:09 (일)
우골탑(牛骨塔)에서 인골탑(人骨塔)으로…
우골탑(牛骨塔)에서 인골탑(人骨塔)으로…
  • 강대용 기자
  • 승인 2010.05.04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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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대 용 사회부 기자

 예전에는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 위해 소를 팔아야 했다. 지금 소 한 마리를 팔아서 대학을 갈 수 있을까.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서 우리나라 대학들의 등록금을 일제히 공개했다.

 막연하게 ‘많이 올랐을 것이다’라는 생각은 했지만 내용을 보니 입이 딱 벌어졌다. 등록금이 올라도 엄청나게 올랐다. 대학을 졸업한지 10년도 안됐는데 이렇게 많이 오르다니.

 경남도내 사립대학의 경우 평균 등록금이 655만여 원, 국립대학은 380여만 원이었다. 확실하게 사립대 등록금이 높았다.

 등록금이 이렇게 비싸다 보니 최근 88만 원 세대라 불리는 젊은 세대에게는 대학을 들어간다는 자체가 엄청난 무게감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휴학은 기본이다. 물론 공부를 위한 휴학도 있겠지만 등록금 마련을 위해 취업전선으로 뛰어들고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을 졸업한다. 그러나 이후가 더 문제다.

 졸업 후 취직이 되지 않을 경우 학자금을 상환하지 못해 꼼짝없이 신용불량자가 되기 십상이다. 사회에 첫 발을 디디면서부터 신용불량자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없는 사람은 이제 공부도 못하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어쩌면 벌써 왔다고 표현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가난한 농가에서 소를 팔아 등록금을 마련한 돈으로 건물을 세웠다고 해서 만들어진 말이 우골탑(牛骨塔).

 그러나 지금은 과도한 등록금 등으로 인해 우골탑을 넘어 인골탑(人骨塔)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등록금은 강제적으로 규제할 순 없다. 대학내 많은 구성원들이 모여서 등록금을 책정하겠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적정선이란 어디에든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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