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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냄새 대신 향긋한 꽃 내음을”
“불 냄새 대신 향긋한 꽃 내음을”
  • 경남매일
  • 승인 2010.04.16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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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00여년 만에 찾아온 이상기후로 인해 우리군 뿐만 아니라 전국이 비 없는 가뭄 속에 갇혀 있었다.
 그러던 중 이맘때 정확하게 말하면 2009년 4월12일 함양의 관문인 백암산에 방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했다.

 현장상황을 접수하자마자 우리군은 현장에 출동하였고, 상황이 악화되어 군ㆍ경 및 소방서와 산불특별대책반 구성과 동시에 산불진화인력 1000여 명과 20여대의 헬기 및 소방차로 진화작업을 하여 이틀 동안 진화활동 한 일은 함양군에 몸을 담고 있으며 잊혀지지 않고, 가장 기억하기 싫은 사건이 되었다.

 아직도 백암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당시 산을 헤집고 다녔던 화마가 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다.

 1박2일여간의 산불은 겪어보지 못한 이에게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함양군의 관문을 태우고 있었다.

 그 당시 건조한 날씨와 거센 바람으로 인해 백암산 주변 인근 마을로 산불이 확산되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기생명도 마다하고 진화에 참여한 인원 중 100여명은 마을을 둘러싸고, 불과 대치하여 단 한 건의 재산 및 인명피해도 없이 불로부터 마을을 지켜낸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진화에 참여한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우리 군민들은 모두 달려와 자기 일처럼 산불진화를 하였고, 진화활동을 하지 못한 이는 산 밑에서 식사를 챙기는 등 모두의 노력으로 산불은 진화되었지만 그 당시 불타는 산의 노여운 모습과 달리 지금 헐벗은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 흉터는 아직도 남아있다.

 이에 우리군은 산불피해지에 적기복구계획수립과 동시에 산사태 등 재난에 대비하고 우리군의 실정에 맞는 경관림조성 및 생태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산림의 복원을 위해 총 6억여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백암산에 새 옷을 입히려고 모든 준비를 끝내고 시작을 하려고 하고 있다.

 최근 작년 가뭄과 달리 올해는 잦은 강우로 인해 산불이 잠시 주춤하였지만 봄기운이 올라오는 이런 날씨에 우리는 다시 한번 산불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겠다.

 결코 작년과 같은 산불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법은 절대 없다.

 올해 우리군은 12억의 예산을 들여 30여명의 산불전문진화대와 120여명의 산불감시요원이 활동하고 있고, 각종 산불방지시스템을 구축, 활용하여 함양군에서 작은 불씨하나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작년 산림항공관리소를 함양군에 개청함으로써 전방위 산불감시 및 진화체계를 구성하게 되어 산불사전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게 산불발생을 우려한 인력, 장비 및 부대적인 요건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우리군민들의 의식도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마을 주택주변과 논ㆍ밭두렁에 잡초 및 쓰레기를 소각하다 인근 산연접지에 산불로 번진 사례가 작년에 얼마나 비일비재했는지, 결국 사소한 부주의가 큰 화를 일으켰고 또한 불을 낸 나이 많은 어르신의 경우에는 갑작스런 산불에 크게 놀라 그 일로 인해 건강이 심하게 나빠져 지금 살아계시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산불은 내 생명과 우리 후대의 자산인 자연을 다시는 되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큰 죄를 짓는 행위이다. 우리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백암산 산불과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을 늘 마음속에 품고, 자기도 모르게 늘 습관적인 소각을 하기 전에 지금 백암산의 모습을 생각해 보라.

 우리 모두가 산불감시 및 진화요원이 되어 주변산림에 대해 주인의식을 가진다면 산불은 발생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누가 자기 집에 이불, 가재도구에 불 지피는 이가 있겠는가?

 올해도 벌써 3월이 지나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4월을 맞이하고 있다. 봄기운이 만연한 함양군에 불 냄새 대신 따뜻한 꽃내음이 온 누리에 퍼지기 바라면서 우리군을 산불청정지역으로 우리 모두의 손으로 만들고 싶다.

강 명 구 함양군 산림녹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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