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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리더십 갖춘 정치인을 기대한다
공공리더십 갖춘 정치인을 기대한다
  • 승인 2010.03.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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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ㆍ2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지방선거는 세종시문제로 여당내의 친이 친박은 물론 야당과도 한치의 양보 없이 첨예한 대립 끝에 치러지는 선거로 국민들의 표심이 어떻게 표출될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지난 2008년 총선 이후 2년만에 치러지는 전국 단위의 선거이자 2012년 총선.대선을 2년여 앞두고 민심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데다 그 결과에 따라 여야는 정치지형의 재편 등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여야는 당 조직과 체제 정비는 물론 유력후보 영입, 선거전략 수립, 정책ㆍ이슈 개발 등 선거체제로 전환하고 대장정에 돌입했다.

 한나라당은 ‘안정론’을 내세워 우위를 점한다는 방침과 함께 향후 집권 후반기에도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민주당은 현 정권의 ‘중간평가’로 보고 과거부터 지방선거는 야당에 유리하다는 전통을 이어간다는 기대와 함께 반드시 선전, 현 정권의 독주를 심판하고 후반기 정국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도 일찌감치 출마선언과 물밑작업을 통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어 곳곳에서 선거와 관련 과열 혼탁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 이와는 반대로 선거와 후보자들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의외로 싸늘하고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물며 선거에는 관심도 갖기 싫다는 사람도 있다. 여기에는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누가 당선되든, 선거 이후 지역에서 전개될 상황은 유권자 개개인의 바람과 거리가 멀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국민들은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혐오감이 널리 퍼져있는 것도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이는 국가와 국민, 정치인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정치란, 사회적 의사결정과 직결되어 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국민 다수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이끌어내는 것이야말로 정치와 정치인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업이다.

 그런데 사회적 의사결정에는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따라서 사회적 의사결정을 훌륭하게 작성하기 위해서는 이런 복합적인 요소와 다양한 이해관계를 잘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조정 능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끊임없이 사회적 갈등이 이어지게 마련이다.

 조정 능력을 발휘하여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적 통합을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정치와 정치인에게 주어진 소명이다. 그 때문에 정치인에게는 남다른 리더십이 요구되는 것이다.

 특히 중앙정치인 보다는 지방자치단체장의 리더십이 더 요구되고 있다. 좁은 지역의 사회갈등이나 욕구가 중앙보다 지방자치단체가 더 심화돼 있고 복잡다양화 돼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서울대 리더십 센터에서 ‘공공리더십 지수’를 분석한 자료에는 우리나라 엘리트 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인의 공공리더십 지수가 최하위로 나타났다. 942점 만점에 관료 집단이 가장 높은 384.30점을 기록했고, 이어 시민단체 대표가 382.25점, 기업 최고경영자가 371.29점이었으며, 정치인 집단은 319.99점으로 가장 낮았다.

 특히 여러 엘리트 집단 가운데 정치인 집단이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것이다. 만약 학교에서라면 이 점수를 받은 학생은 유급이 당연할 것이다. 낙제생들에게 우리의 앞날을 맡기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전체 사회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집단이 정치인 집단이라면 사회 어느 집단보다도 공공리더십 점수가 높아야 한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정치인 집단은 다른 집단에 비해 턱없이 낮게 나타났다.

 리더십 자질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기대와 바람에 부합하는 정치를 해줄 가능성은 그만큼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으로 80여일 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과연 어느 후보가 리더십을 제대로 갖춘 후보인지를 판단해서 뽑아야 한다. 후보의 리더십 자질을 짧은 시간에 판단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이력과 평판을 잘 살펴보고, 필요하면 후보에게 자료를 요구해서라도 리더십 자질의 유무를 평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방선거 예비후보군들은 지역의 발전은 물론 지역의 복잡 다양한 이해관계와 선거로 인해 사분오열로 갈라진 민심을 조화롭게 잘 이끌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후보자들은 공공리더십을 갖췄는지 스스로 곱씹어 보고 손을 내밀 때 유권자들은 손을 잡아 줄 것이다.

이용구 서울취재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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