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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경남, 청렴도 탈꼴지를 위해
2010년 경남, 청렴도 탈꼴지를 위해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0.01.17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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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자존심에 준 생채기 잊고
도청 분위기는 벌써 ‘쾌청’
부패 척결 가는 길 아직 머나
박재근
취재본부장
 어지럽다. 국민은 고달픈데 공무원들은 자신의 이익을 먼저 취하는 세상인 것 같다. 나라와 국민에 대한 심부름, 봉사는 뒷전이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런 일이 국민들 눈에 종종 비쳐진다. 돈벌이가 시원찮고 일자리 찾기 힘든 요즘, 더 속상하다. 그래서 나라, 국민을 위하는 공무원이 정말 그립다.

 국가의 마지막 보루를 자처하는 공무원, 그 집단이 신뢰를 잃으면 국가 존립의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 국민과 공무원 사이에는 그만큼 믿음과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국민의 공복으로 국민에게 무한한 봉사와 눈높이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갖는다. 특히 대민 접촉을 통해 국민을 대하는 지방공무원들은 더욱 목민관의 자세가 요구된다. 그래서 청렴을 기본으로 해 전문성을 갖춘 프로공무원이 요구되는 시대다. 물론 청교도적 삶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뼈를 깎는 자기혁신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청렴도가 더욱 중요하다.

 국민권익위원회의 2009년 청렴도조사 결과 발표는 해당 공공기관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로 연결된다. 그런데 경남도의 지난해 농사는 어떤가. 경남도가 지난 1년간 추진해온 청렴도정 구현은 빈말인지 공염불에 그치고 말았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16위를 차지했다. 쉽게 표현하면 끝에서 1등, 꼴지를 차지했다. 최근 1~2년에 걸쳐 사법기관 통보를 받은 경남도 및 20개 시군에서 일어난 유형은 음주운전 등 도로교통법 위반, 직무유기, 폭력행위, 허위공문서 작성, 금품수수, 공금 횡령 및 유용 등 천태만상이었다.

 따라서 도는 지난 1년간 공무원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절치부심(切齒腐心), 펼친 투명행정에도 결과는 낙제점이었다. 하지만 청렴도 조사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쉽게 수긍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청렴도 꼴찌. 도민들에게 부끄럽지만 신뢰성은 의문이란 꼬리표다. 특히 16개 시ㆍ도 가운데 2006년 4위, 2007년 11위, 2008년 5위, 2009년 16위 등 들쭉날쭉한 연도별 청렴도 순위 자체만 봐도 신뢰성을 의심하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국16위, 즉 꼴지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로 인해 당시 경남도청은 살얼음판이었고 분위기는 이랬다. 창원시 사림동 1번지 소재 경남도청에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서울발 청렴도 발표가 경남도청을 강타, 초비상이 걸렸다. 물론 비상소집령이 발동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정말 곤혹스러운 비상이었다. 사무실과 복도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림도 정말 큰일이란 말 뿐이었다.

 이날 직원들의 웅성거림은 재수없으면, 잘못 걸리면 “골로 간다”는 것이 요지다. 국장급 간부마저 이날 결제받기가 겁나 피했을 정도다.

 그것도 잠시, 경남도청의 분위기는 쾌청한 날씨의 연속이다. 공무원의 자존심에 앞서 도민의 자존심을 짓이겨 버린 생채기가 벌써 아물었는지 망각 때문에 세상을 살아간다는 고승의 말이 언뜻 생각날 정도다. 그렇다고 경남도만 탓할 일도 아니다. 꼴지, 1등의 점수 차도 별반이다. 또 실제와는 달리 잘못된 인식마저 반영될 소지도 있다.

 그러나 바꿔야 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일반인과 기업인,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공무원 부패인식도 조사 결과 일반 국민의 반응은 제자리였다. 이는 부패 척결을 위해선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의미다.

 국제투명성기구의 2009년 부패인식 지수에서 한국은 10점 만점에 5.5점으로 180개국 가운데 39위였다. OECD에서의 순위는 22위로 하위 그룹이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나라로서 부끄러운 수준이다.

 공직사회에 숨은 ‘공공의 적’은 반드시 도태돼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밝힌 비리와의 전쟁을 통해 한국사회가 일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국인이 즐겨 읽는 삼국지엔 주군을 위해서, 혹은 스스로의 죄를 알고 알아서 떠나는 충성심 드높은 장수가 즐비하다.

 경남에도 그런 장수, 장졸이 넘쳐 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혹시 공복의 자세를 벗어났으면 제 자리로 돌아가길 당부한다. 2010년 경남, 청렴도 탈 꼴지를 위해서다.

박재근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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