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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4대강 공방 예결위서 ‘충돌’
여야 4대강 공방 예결위서 ‘충돌’
  • 박춘국 기자
  • 승인 2009.12.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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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위원장석 점거 … 한, 정회선포 ‘파행’

4대강 사업 예산을 기점으로 내년도 예산안 통과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대치해온 여야 가 17일 결국 충돌하면서 몸싸움을 재연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15일 계수조정소위 구성 시한을 이날 오전 10시까지 늦추고 민주당의 답이 없으면 친박연대와 소위를 구성해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민주당의 참여를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은 4대강 예산을 삭감한다는 답변이 없는 상태에서 소위구성은 못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담 결과를 보고 소위를 구성해도 늦지않다면서 팽팽히 맞서왔다.
 
여야 지도부도 수차례 공식 비공식 회동을 통해 합의를 시도했지만 결국 접점을 찾는데는 실패했다.
 
이날 한나라당은 새해 예산안 심의를 서둘러야 한다며 국회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 구성 강행을 선언하자 이에 맞서 민주당이 예결위 회의장에 기습 진입, 예결위원장석을 점거하면서 양측 간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예결위가 파행으로 치달았다.
 
이날 오전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강행처리하려는 한나라당의 움직임을 포착한 민주당 의원 40여명이 의원총회 직후인 오전 9시40분께 예결위 회의장으로 들어가 단상을 점거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이시종 의원이 위원장석을 확보하고 송영길 이용섭 이춘석 의원 등 10여명이 단상을 주변을 에워싸 엄호하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접근을 막았다.
 
뒤 이어 회의장에 들어온 한나라당 의원 20여명은 이 의원을 위원장석에서 끌어내려고 시도하면서 여야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심재철 위원장은 한때 의장석 진입을 시도하면서 민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결국 오전 10시30분께 정회를 선포하면서 예결위는 파행으로 무산됐다.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은 점거 사태와 관련 “물리력을 동원하면 파국을 맞는 만큼 여러 가지로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며 “그렇다고 저렇게 놔둘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예결위 회의장에서 가진 긴급 의원총회에서 “4대강 문제를 전혀 풀지 못한 상태에서 소위 구성을 한들 진행될 수 있겠는가. 한나라당의 날치기 외에는 합리적인 토론이나 진도가 나갈 수 없다”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4대강 예산’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결국 몸싸움으로 까지 번지면서 연말 국회는 물리적 충돌이냐, 사상초유의 예산안처리 불발이냐의 기로에 섰다.
 
한나라당이 민주당 의원들을 강제로 끌어내고 회의를 속개한 뒤 본회의 예산안도 강행처리할 경우 큰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 그렇다고 연말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사상초유의 준예산 편성사태로 국정은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여야 영수회담이 끝나고 난 뒤 계수조정소위를 하는 게 순리”라며 “한나라당이 날치기하듯 소위 구성을 결행한다면 민주당은 좌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춘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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