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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성숙한 안전문화를 위하여”
[기고] “성숙한 안전문화를 위하여”
  • 승인 2009.10.15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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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안전기술팀장
 지난해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는 전 세계를 경제공포에 떨게 하더니 올 초부터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선진국 실업률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각국의 보호 무역주의가 은근히 성행하고 있다.

 내수시장의 소비와 투자심리를 조기에 회복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 민간투자 활성화를 독려하고 국가정책으로 지원하는 상황이지만 9월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최근 고용동향 및 향후전망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공공분야 취업자를 제외하면 민간부문 취업자는 약 31만 명이나 감소했다.

 하지만 7월말 기준으로 발표된 부산지역의 산업인력과 이에따라 발생되는 재해현황을 보면 근로자수는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으나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하는 기타사업에서는 9.3%인 약 3만명의 근로자가 증가, 서비스산업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산업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산업재해를 분석해 보면 제조업의 경우 금융위기로 인한 사업장의 생산량 감소와 가동율 감소로 전년동기 대비 재해자는 97명(약6.3%)이 감소했으나 서비스산업의 근간이 되는 기타의 사업 재해자수는 203명이 증가, 17.4%라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타사업에서 사고성 재해자를 증가시키는 주요 서비스업종은 건물 등의 종합관리업, 위생 및 유사서비스업, 음식 및 숙박업과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 등으로 음식ㆍ숙박업은 올해 초 엔고에 영향을 받은 외국인들의 급격한 증가로 1/4분기에 급격히 증가했으나 2/4분기부터는 환율안정에 따라 증가폭이 둔화되더니 최근 다소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건물 등의 종합관리업의 사고성 재해자수는 노동부와 산업재해 예방 전문기관인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을 포함한 유관기관들의 노력으로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위생 및 유사 서비스업과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이들 두 업종의 재해자 증가는 국가 정책차원의 희망근로사업 등과 같은 일자리 만들기 사업 추진과 노인요양제도 등과 같은 사회복지제도의 확대, 어린이집 등과 같은 보육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산업재해 적용대상 증가와 같은 복합적인 문제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이들 재해를 그대로 두고만 보고 있을 것인가? 5000년 역사를 자랑한다는 우리는 고도성장을 이룩한 지난 몇년 동안은 물론 최근에도 공공시설을 비롯해 사업장, 교통분야 등에서 많은 대형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무디어 질 데로 무뎌진 안전 불감증은 죽은 자에 대한 위로도, 잘못한 자에 대한 원망도 탓할 기력을 잃은 지 오래다. 어떻게 보면 이런 불행들은 ‘눈부신 경제성장’ 속에 감추어진 우리들의 치부일 뿐이라고 스스로 위로한 적도 있었다.

 특히 최근 부산시에서는 국제보건기구(WHO)로부터 국제안전도시 공인인증을 받기 위한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지혜를 짜고 있으며 각 구ㆍ군청에서는 각종 축제와 행사를 위한 안전관리 위원회를 개최되는 등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근로자는 서비스를 공급받는 고객이요, 서비스를 공급하는 주체이다. 그러기에 비록 자신의 근무처가 제조현장이건 건설현장이건 간에 서비스현장과는 분리될 수 없기에 기본적인 안전의식을 가지고 안전절차를 준수할 수 있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안전의식을 문화로 승화시킬 수 있는 절제와 용기를 발휘해야 하겠다.

 질서와 절차를 생각할 수 있는 곳이라면,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된 문화시민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이진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지역본부 안전기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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