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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짧은 해에 사래 긴 논의 벼를 추수하려면 뜨락에 내리는 가을 햇볕에 졸고 있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것이 우리농민들의 마음일 것이다.
이렇게 바쁘게 고생하는 우리농민의 마음은 알지 못하고 농번기 빈집을 노리는 파렴치한 좀도둑이 극성을 부리는 것도 이때이다.
몇해 전 농촌 추수철 문단속을 하지 않은 집에 빈집털이범이 침입하여 통장과 도장을 훔치고, 현금을 인출한 사건이 있었고, 또 패물과 현금을 잃어버린 사례도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빈집털이를 근절키 위해 농민을 상대로 도난예방계몽을 해보지만 우리 농민은 ‘얼마 안 되는데 훔쳐가겠어?’ 혹은 ‘사람을 믿어야지!’라는 식의 태평하게 생각하는 것이 더욱 큰 문제일것이다.
서양속담중에 ‘하나님은 믿되, 문단속은 하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평소에 대문은 물론 집안 곳곳의 시정장치를 꼼꼼히 제대로 해 두고 현금등 귀중품은 틈틈이 금융기관이나 경찰관서에 맡겨 둠으로써 자기의 재산은 자기가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후 하나님을 믿고, 사람을 믿으라는 격언일 것이다.
힘들었던 한해의 추수철, 파렴치한 빈집털이범이 추수철 빈집을 기웃거리고 있다는 것을 상기하고 빈집털이 예방을 철저히 하여 올해는 한건의 도난사고 없는 풍년의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허만채 함양경찰서 지능수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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