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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농기계가 뿔났다
[발언대] 농기계가 뿔났다
  • 승인 2009.08.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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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하동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운기와 예초기 등 각종 농기계들이 화가 단단히 났다.

 ‘농사일을 마친 이웃 아주머니가 경운기 적재함에 타고 귀가하던 중 잠시 멈추는 사이 바닥으로 떨어져 사망하였다’, ‘같이 풀을 베던 일행이 예초기의 칼날에 베여 과다출혈 등으로 고귀한 목숨을 잃었다’

 최근에 농기계로 인해 발생한 안전사고 유형들이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경남도내에서 발생한 농기계 관련사고는 경운기 140건, 예초기 6건 등 171건으로 20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청장년들이 모두 구직과 수준높은 문화생활을 위해 농촌을 떠나 농민일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때 농민들에게 있어서 경운기ㆍ예초기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일꾼으로, 도내 농가에서는 경운기 10만 3000여 대를 포함 29만여 대의 농기계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나 닭과 같이 한가족이 된지 이미 오래다.

 하지만 잠시라도 방심하고 관심을 보여주지 않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흉기로 돌변해 다가온다.

 말없이 고생하는 농기계에 보은이라도 하듯 수시로 닦고 조이고 아픈데가 없는지 이상유무를 점검해 주자. 농민만의 일이라고 외면해서는 안된다.

 경찰에서는 마을회관 등 주민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안전사고 예방 홍보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행정당국에서도 계절에 맞는 농기계 안전관리ㆍ조작법 등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인 행정지도를 전개해야 한다.

 아울러 요즘 한창 도로 곳곳에 희망근로사업에 참가한 연로자가 많다. 이들에 대한 사전 충분한 안전교육과 현장감독도 절실히 요구된다.

 이제 땀흘리는 농민들이 수족같은 농기계로 인해 생명을 잃는 일이 없도록 우리모두가 나서야 한다.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농민이 없으면 웰빙도 없다.

김수환 하동경찰서 수사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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