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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크기] 희망근로에서 희망을 보다
[생각의크기] 희망근로에서 희망을 보다
  • 승인 2009.08.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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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가?”, “나 오늘부터 출근해요”

 오랜만에 내가 외출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남편이 묻는다. 마땅한 직장을 구하지 못해 석 달 정도를 집에만 있던 내가 보름 전 동사무소에서 우연히 보게 된 ‘희망근로 모집’이라는 포스터를 보고 신청했는데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 이름처럼 나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리란 기대를 안고 동사무소로 출근했다.

 ‘쓰레기 분리배출 홍보팀’에 배정되어 있었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 사용, 배출제도가 시행된 지 10년을 넘기고 있지만 쓰레기 분리배출과 배출요일에 대한 인식부족이 여전하다. 그래서 버려지는 쓰레기의 재활용과 자원화를 위해 생긴 팀이었다.

 가정살림을 하면서 기본적인 분리배출은 하고 있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쓰레기 분리배출을 좀더 열심히 하게 됐다. 그 계기는 내동에 위치한 진주권 광역쓰레기 매립장 견학이었다.

 진주권에 그런 시설이 있는지 조차 모르다가 직접 실제의 시설을 돌아보고 나니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동장님 말씀처럼 나를 비롯한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부가 되었다. 일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도 함께 커졌음은 물론이다.

 일을 하게 된 이후 나에겐 일종의 직업병이 생겼는데, 길을 가다가도 길가 전봇대 주변에 내놓은 쓰레기에 눈길이 가고, 분리되지 않은 채 내 놓은 쓰레기들을 보면 팔 걷어 부치고 종류별로 분리해 놓고 싶어진다.

 집에서도 가족들에게 잔소리를 해댄다. 남편과 아이들이 왠 직업병이냐고 핀잔을 주면서도 한편으론 잘 따르는 가족들이 고맙다.

 작은 나비 한 마리의 날개 짓이 지구반대편에선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과학이론을 나비효과라고 한다. 진주시 상평동엔 매일 희망을 나누는 사람들이 모여 작은 날개 짓을 한다. 지금 우리의 작은 날개 짓이 희망이 실종된 세상을 희망의 세상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이번의 희망근로가 잃었던 희망을 다시 찾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임은화 진주시 상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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