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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잃어버린 일 년’ 될까 걱정이다
또 ‘잃어버린 일 년’ 될까 걱정이다
  • 승인 2009.06.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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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 앞둔
지자체장 등 출마자
현안보다 표밭 행보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또 ‘잃어버린 일 년’이 될까, 걱정이 앞선다.

 현안타결을 위한 목소리보다 비방적인 목소리가 더 높다. 실마리를 풀기보다는 일방적이다. 이는 선거가 다가왔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내년 6월 2일이면 제5대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도지사, 시장ㆍ군수, 도의원, 시ㆍ군 의원, 교육감, 교육위원 등 모두 8종류의 선거가 치러지는 선거의 해다. 그래서 걱정이다.

 벌써부터 표를 향해 뛰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이같은 형태는 자신의 입지를 노린 현직 지자체 장들의 지역 활동이 엄청 예민해졌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지역발전에 무슨 도움이 될까 싶은데도 유치, 유치를 외치고 있다.

 또 이곳저곳에서 입맛에 맞는 행정구역개편을 들고 나와 헷갈릴 정도다. 한쪽에서 치고 나오면 이에 뒤질세라 또 다른 행정구역개편을 밝히는 등 경쟁적인 주도권 싸움도 잦다.

 머리를 맞대 협의는 않고 일방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논리만 개발, 도민, 시민, 군민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새로 치닫고 있다. 여론조사를 핑계 삼아 곁가지만 포장한 또 다른 형태의 목소리는 혈세낭비가 걱정되고 행정이 실종될까도 걱정이다.

 환경수도, 문학수도 등 도내 시ㆍ군마다 수도 표어도 잔뜩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녹색성장에 편승, 도내 시ㆍ군의 녹색바람도 거세다. 환경농업, 환경도시, 친환경기업유치 등 짜깁기식이고 모방형태의 행정도 고개를 쳐든다. 물론 벤치마킹은 발전적 행정을 위한 지름길이다.

 그런데 입지는 차제하고 모양새만 갖추려는 것 때문이다.

 산업단지 조성 발표도 그렇다. 산골짜기, 산등성이가 없다. 경남도내 시ㆍ군마다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기화로 한몫을 노린 투기자본도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군침을 흘리고 있다. 마구잡이식인 산업단지 조성은 실패로 귀결될 소지가 높다.

 1980~1990년대 ‘희망이 한숨’으로 점철된 농공단지 조성의 재판 격인 모양새다.

 선거의 해와 관련, 지방공기업 인사, 공직사회의 인사에서 선거 유불 리가 잣대일 것이란 의심도 끊임없이 나오고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만약 지연, 혈연, 학연에 우선하고 줄서기가 횡행한다면 그 조직은 끝이 뻔하다. 제대로 보필하지 못하는 함량미달의 참모나 측근들이 주요직책에 자리나 지키고 있다면 배제돼야 할 것이다. 업무 중심적이고 예측 가능한 인사여야만 그 조직의 미래가 있다. 그래서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란 것이다.

 또 뭔 국제회의가 그리도 많은지 단체장들의 잦은 해외출장도 도마 위다. 불요불급한 것 같은 데도 업그레이드를 노려 착시현상을 일으키도록 한 것일까.

 선거철이 다가오면 관심 갖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고 나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선거자체에 집중되는 것은 잘못이다. 행정이 선거에 휘둘리기 십상이고 그런 식이면 매몰될 우려 때문이다.

 지역발전의 견인차가 돼야 할 일부 도의원, 군의원 등을 비롯하여 출마를 꿈꾸는 자들도 마찬가지다. 모임과 술자리 같은 데서는 서로 간 ‘네가 시장ㆍ군수, 또는 도ㆍ시ㆍ군 의원 한번 해라’고, 어린애들 장난 같은 말도 스스럼없이 마구 쏟아진다.

 또 경남도내 시ㆍ군마다 출마유력자 간 칭찬이 사라진지 오래다. 시덥지 않은 흉허물을 퍼뜨려 감정의 골이 패일 정도다. 물론 선거에 이기는 것이 정치인의 목적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려 행동해야만 한다. 광역 및 기초단체장, 광역ㆍ기초의원 등 모든 선출직을 향해 꿈을 꾸는 정치인들, 정치는 명분을 먹고 사는 생물임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또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항상 두 어깨에 지고 있다는 사실이 간과돼서는 더 더욱 안 된다. 다가오는 선거의 해, “또 잃어버린 일 년”이 될까봐 경남도민들은 정말 걱정이 앞선다.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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