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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진정으로 아마복서 국제무대 막아”
“허위 진정으로 아마복서 국제무대 막아”
  • 차지훈 기자
  • 승인 2009.06.17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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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BA, 한국 국제대회 참가 금지 ‘파장’
 도내 한 복싱감독이 허위 진정으로 한국 아마복서의 국제대회 출전이 금지됐다며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에 진정서를 제출한 올림픽 복싱 메달리스트 P씨를 고소, 국내외 복싱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진정서를 받은 AIBA는 최근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KABF)에 임원과 코칭스태프는 물론 심지어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을 정지, 사실상 국제무대에서 한국을 고립시킬 수도 있는 사상 유례없는 중징계를 내려 한국 아마복서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고소인 박모(47)씨는 17일 “P씨가 ‘국내 공식시합에서 계체량 측정규정을 어긴 채 시합을 뛴 선수가 있다’고 주장하며 우리 선수에 대해 AIBA에 허위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1일 창원지검 진주지청에 P씨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박 씨는 “지난 4월 마산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대표 선발전에서 자신이 가르치는 A군이 경기 후 P씨와 친한 한 체육교사에게 ‘주최측에서 계체량을 봐줘서 출전할 수 있었다’고 농담을 한 것을 문제삼고 있다”면서 “잘못된 진정으로 인해 결국 KABF의 국제대회 출전자격이 정지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A군은 대회 출전 당일 두 차례의 계체량을 모두 통과했다”며 “AIBA가 당사자에 대한 진상조사도 없이 녹취록만으로 징계차원에서 출전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피고소인 P씨 측은 “한계체중을 넘겼다고 시인하는 A군의 녹취록이 있다”며 “사실에 입각해 AIBA에 진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AIBA의 징계와 관련해 대한체육회는 한국 아마추어 복싱 선수들에 대한 징계 철회를 AIBA에 공식적으로 요청하기로 했다.

 17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이번 서한을 통해 ‘한국 아마 복싱 선수들에게 국제대회 출전 금지란 불이익이 주어지지 않을 것’과 ‘선 조사, 후 징계’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러한 불상사가 발생한 배경에는 AIBA-KABF 간 갈등이 짙게 깔려 있지만 AIBA의 횡포에 가까운 ‘선 징계 후 조사’, KABF의 타개책 마련 의지 부족 등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복싱계 내부에서는 일단 AIBA와 KABF 간 알력을 둘러싼 힘겨루기 양상이 사실상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크다.

 AIBA가 조만간 한국에 조사단을 파견할 예정이어서 이번 달 내로 어느 정도 진상이 규명될 것으로 보이지만 AIBA-KABF 간 갈등, 또 KABF 내부간 갈등의 골이 너무 깊어 AIBA의 한국 아마 복싱에 대한 불신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복싱 관계자는 “AIBA와 KABF의 갈등으로 결국 그 피해가 고스란히 복싱 꿈나무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하루빨리 계체량을 둘러싼 진위여부가 가려져 애꿎은 한국 아마추어 복싱 선수들이 더이상 피해를 보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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