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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직 개혁해야 사회 개혁된다
공조직 개혁해야 사회 개혁된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09.04.19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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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강해이ㆍ부패
국가미래 암담
뿌리채 뽑아야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국민은 뿔났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의 ‘부패 인식도’조사 결과 국내 거주 주한 외국인 절반 이상이 한국 공무원이 부패하다고 생각한다는 통계지표 발표에서 비롯됐다.

 또 한국의 관료, 즉 공직사회에서 연일 터지는 성접대, 직무와 관련된 금품수수, 혈세낭비, 단속정보 유출, 서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복지예산 절취, 근무시간 골프행각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이나 많고도 잡다한 각종 사건으로 국민은 더욱 뿔났다.

 철밥통, 신의 잔치, 복지부동, 무능퇴출마저 역부족인지 부패까지 덧씌워진 한국 공무원에 대해 행정의 수반인 대통령이 직접 강도 높은 변화와 개혁을 주문하고 나섰다.

 공조직이 개혁해야 우리 사회 전반의 개혁을 앞당길 수 있고, 시대적 과제인 ‘경제 살리기’의 효과도 그만큼 빨리 낼 수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공직사회의 기강이 흐트러지고 부패와 비리가 물들면 국가와 사회의 미래는 암담함 그 자체다. 이는 공직의 경쟁력은 국가 경쟁력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트로이 전쟁에서 목마(木馬)속에 병사를 숨겨 승리로 이끈 오디세이(Odyssey)가 “철밥통, 신의 직장, 그들만의 잔치”를 하는 집단에 대해 “천천히 흐르는 강물과 별빛이 되비치는 바다와 금수초목을 안아 기르는 산과 날마다 새롭게 웃는 대지 속에서 삶의 기쁨을 누렸다”라고 말한 것을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Homeros)가 오디세이를 통해 직시했다.
 또 ‘크레이그 J. 캔토니’는 기업의 잡초란 책에서 관료주의를 잡초인 민들레에 빗대어 “뿌리 째 뽑지 않으면 다시 자라난다”고 비판했다.

 이는 공직사회를 두고 빗댄 민들레란 잡초는 아무데나 쉽게 자라고, 뿌리 채 뽑지 않으면 또 자라며, ‘그들만의 잔치’는 자각 증상이 없고 만성병이며 또 단일 증상이 아닌 합병 증상이며 정기적으로 퇴치하지 않으면 또 다시 자리하는 특성을 두고 한말이다.

 따라서 정권이 바뀌면 사정의 광풍은 어김없이 휘몰아쳤고 공직사회의 대수술에도 독버섯마냥 또 다시 돋아났다.

 이로 인해 최근 청와대, 국무총리실, 감사원, 행정안전부 등 사정 관련 기관이 각 부처에서 선발된 600여 명의 감찰팀을 비리의 틈새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투입하는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범정부 차원의 이같은 단속은 부패와 비리가 상존하는 한 공직기강은 기대할 수 없고 서로 양립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비리공직자는 공적(公敵)인데도 법과 제도를 탓하며 처벌수위를 낮춰온 것도 공적과의 공모로 단정, 청산돼야 한다. 관행과 이런저런 핑계로 숨통을 터주다보면 기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간과된다는 사실이다. 이번 공직기강 감찰은 일회성, 과시성에 그쳐서는 안 되며 민들레 같은 잡초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비리가 곧 퇴출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대대적인 직무감찰이 잘못 운용될 경우 공직사회에 칼바람만 몰고 와 되레 무사안일, 복지부동을 초래하는 역현상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직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 상호작용적인 창조적 커뮤니케이션의 회통(會通)도 열어야만 한다. 동반자 관계를 한층 돈독히 해야만 파괴적 혁신도 기대할 수 있다. 또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을 끌고 가는 것은 대한민국 공무원들이다. 이들에게 대통령이, 도지사가, 시장ㆍ군수가 국민의 가슴에 다가오는 따뜻한 ‘마음의 상’도 주어야 한다. 그 상이 곧 채찍과 당근이며 공직 풍토 혁신이 선행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국민을 뿔나게 한 공직사회, 이번 감찰로 그 문화의 뿌리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직기강 직무감찰, 일회성 과시성에 그쳐선 안 된다.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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