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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남강댐 용수증대사업’ 반대 이유
[특별기고]‘남강댐 용수증대사업’ 반대 이유
  • 승인 2009.03.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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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사천시장
 우리 인간은 물을 떠나서 살 수가 없다. 고대 4대 문명의 발상지도 물을 끼고 있고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그 원천을 물에 두고 있다.

 하지만 요즘 우리 사천은 물로 인한 성난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거리 곳곳에는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를 원색으로 비난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고 정부를 규탄하는 시민 궐기대회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경제도 어렵고 모두가 살아가기 힘든 시기에 왜 우리 사천시민들이 이렇게 물 문제에 집착하고 국토해양부가 계획하고 있는 ‘남강댐용수 증대사업’을 죽도록 반대하는가?

 국토해양부가 말하는 “남강댐의 남는 물을 부산 시민들과 나누어 먹자는데, 그리고 버려지고 낭비되는 물을 남강댐에 가두어 활용 하자는데” 단순히 이것만이 문제라면 누가 반대를 하겠는가.

 우리도 부산 시민 아니 다른 어느 누구와도 나누어 먹을 수 있고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수치만으로 계산된 너무나 단순하고 안이한 생각이다.

 주요 위치에 있는 분들이 언론을 통해서 하는 말들을 보면 이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남강댐과 사천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한번 알아보고 하는 말인지 조차도 의심스럽다. 우리가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중앙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규제나 어업 피해의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중앙정부와 일부 정치인이 말하는 지역 인심이 야박해서도 아니요 지역의 이기주의는 더욱 더 아니다.

 바로 이 물 문제가 우리 사천시민 모두의 생명을 위협하는 생존권과 직결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오늘 이렇게 필자가 글을 적는 이유도 왜 우리 사천시민이 이 물 문제에 이토록 반대를 하는지?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려 정부가 올바른 정책을 추진해 주기 바라는 마음에서다.

 남강댐은 1969년 낙동강으로 흐르던 남강물의 홍수를 조절할 목적으로 만들어 이후 1999년 보강 공사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고 인공 방수로를 만들어 40여 년간 사천만으로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이후 사천만은 여객선과 화물선이 다니던 뱃길이, 산란장과 황금어장도, 백합의 주산지로서의 명성도 잃었다. 바로 댐에서 흘려 내려온 토사가 4~6m 높이로 쌓여 지금은 무동력선조차도 마음대로 다닐 수 없는 죽음의 바다가 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그동안 국지성 강우와 폭우 때는 엄청난 물을 사천만으로 방류해 주택과 전. 답이 침수되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반복되었다.

 특히 우리 시에는 중요 군사시설인 군비행장과 한국항공우주산업(주) 등 산업단지가 바다와 연접해 있어 항상 침수의 위험에 처해 있는 관계로 여름만 되면 남강댐 관리사무소와 인근 진주시와 남강댐 방류문제로 다툼이 있어 왔다. 서로 자기 지역으로 흘려 내리는 방류량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사천시민들을 이런 연속적이고 반복적인 피해도 잘 감내하면서 참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우리의 생명과 안위를 위협하는, 우리의 머리위에 물 폭탄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중앙정부에서 말하는 단순히 남는 물을 나누어 먹자는 문제가 아니라 바로 사천시민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라는 것이다.

 국토해양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남강댐 유역면적(2,285㎢)이 소양강댐 유역면적(2,703㎢)과 비교하여 운영수위를 상승하여 수자원 추가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근본적 댐의 특성을 무시한 것이다.

 댐 안정성 문제를 간과한 것이다. 그럼 그동안 일어난 루사(2002), 매미(2003), 에위니아(2006년)시 사천만의 재난은 어떻게 설명 할 수 있겠는가?

 ‘낙동강물이용조사단’의 보고서에서도 계획 홍수위 46m에 불과 1m를 남겨두고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전문가들도 한결 같이 부정적 시각이다.
 사천의 특성을 모르는 정책입안자와 일반인들은 피해가 있으면 보상을 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수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하도개량사업 8개 지구 488ha (43m를 기준) 침수, 염도가 ‘0’이 되어 황폐화 될 사천만, 남해, 하동 연안, 그리고 사천만 연안의 농지들, 설사 백번 양보해서 보상으로 해결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러나 그동안 겪어왔고 앞으로 예견되는 재난을, 시민의 안전을 경제적 문제로 단순 수치상 논리로서 해결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가 이번 ‘남강댐 용수공급 증대사업’이 우리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 사천시민들이 필사적으로 반대하는 것이다.

 원컨대 사천시민의 생존권과 직결된 남강댐수위상승계획은 더 이상 지역 간 갈등과 대립이 생기지 않도록 당장 철회하고 전면 백지화해야 해 주길 바란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이곳 사천에 살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김수영 사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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