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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야구전쟁’은 계속된다
韓-日 ‘야구전쟁’은 계속된다
  • 승인 2009.03.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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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예선서 1승1패 ‘장군멍군’
본선서도 최대 3경기 ‘대충돌’ 예상
 한국과 일본의 제2회 월드베이스클래식(WBC) ‘야구전쟁’은 아시아예선전이 열린 일본 도쿄에서는 일단 끝이 났다.

 한국이 혈투 끝에 지난 9일 일본을 물리치고 WBC 아시아예선전 A조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로써 16일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B조 2위팀과 경기를 시작으로 본선라운드를 시작한다.

 일본은 7일 첫 대결에서 폭발한 타선과 매끄러운 계투진을 앞세워 한국을 14:2, 7회 콜드게임으로 대파했지만 한국은 이틀 뒤 세계 최고 수준이라던 일본을 능가하는 투수력을 선보이며 1:0 완봉승을 거둬 ‘장군멍군’이 됐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예선인 1라운드는 물론 본선인 2라운드에서도 패자부활전 성격의 ‘더블 일리미네이션’이라는 방식이 적용되면서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결승에 진출한다고 가정하면 최대 3차례 더 맞붙어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과 일본은 ‘대충돌’로 또다시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제1회 WBC 때에도 한국은 일본과 예선전 한 차례를 포함해 총 세 번 격돌하며 양국 야구팬은 물론 국민간 자존심 대결이 펼쳐졌다. 당시 예선전을 앞두고 “한국 야구가 30년간 일본 야구를 이기지 못하도록 하겠다”라는 일본 최고스타 스즈키 이치로의 ‘망언’은 한국 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첫 WBC 대회 한일전의 긴장감이 ‘국지전’ 수준이었다면 이번 대회에서는 그 긴장감이 ‘세계대전’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

 최근 몇 년간 국가대표 대항전에서 한국이 일본을 이기는 횟수가 더 많아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 대표팀이 한국에 두 차례 연속 패하는 수모를 당하며 노메달에 그친 데 비해 한국은 금메달을 따면서 세계 최고임을 공인받자 한국 야구를 바라보는 일본의 시각이 달라졌다.

 첫 대회 당시에는 자국팀 보도에만 열을 쏟던 일본 언론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신문, 방송 가릴 것 없이 연일 ‘한국 타도’, ‘일본 킬러, 김광현 해부’, ‘이대호 타격 약점’ 등의 기사를 쏟아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9일 패배 직후 “앞으로 한국과 일본이 더 자주 대결할 것이라는 생각이 커지고있다”라며 “한국과 가슴과 가슴으로 맞부딪쳐 정면 대결할 생각”이라며 한국이 ‘숙적’임을 공언했다.

 한국 역시 높아진 기대감 때문에 일본팀이 메이저리거와 자국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들을 끌어모은 ‘드림팀’이라 하더라도 이겨야 한다는 강박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이 7일 일본전에서 2:14로 크게 패했을 당시, 코치진은 ‘어차피 지는 경기’라는 생각으로 패자부활전을 위해 투수를 최대한 아꼈지만 한국 국민과 일본 내 교포들의 여론은 부글부글 끓었다. 투수를 더 투입해서라도 최소한 콜드게임 패배의 치욕은 당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잘 아는 김인식 감독도 일본적 패배 다음날 잠을 잘 잤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기는 잤지만 잠이 푹 오겠냐. 속이 쓰리니 밥맛도 없어지더라”라면서 “말이야 한 점 차로 지나 많은 점수 차로 지나 같다고 했지만…”이라고 말해 중압감을 드러냈다.

 9일 일본과의 ‘리턴매치’ 승리 직후 “예선 1위냐, 2위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일본과 1차전에서 무참하게 패했는데 오늘은 이겨 너무 기쁘다”라며 환하게 웃었던 김 감독의 얼굴은 한국과 일본간 ‘야구전쟁’이 얼마나 치열할지를 잘 보여준다. <연합뉴스>(뉴스검색제공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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