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7:28 (금)
[열린마당]‘제 흉은 열가지’ … 묘약은 ‘용서’
[열린마당]‘제 흉은 열가지’ … 묘약은 ‘용서’
  • 승인 2009.02.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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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돈
경남애니메이션고 교장
 ‘레미제라블’이라는 소설에서 장발장은 신부님의 호의에도 불구하고 은그릇들을 훔쳐서 달아나다 붙잡히게 된다. 그렇지만 신부님은 너그러이 용서를 해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장발장은 새 사람으로 변화한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용서해 주는 너그러움은 한 인간의 역사를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인간의 마음속에서 항상 싸우고 있는 선과 악의 두 의지의 대결에서 선한 의지가 승리를 가져올 수 있도록 너그러움을 가져야 한다.

 내가 용서하지 않으면 나도 용서받을 수 없다는 마음을 가지고 생활한다면 관용이라는 덕목은 그렇게 실천하기 어려운 것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가끔 친구들과 사소한 일로 다투어 서먹서먹한 관계에 처할 때가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닌데 서로가 자존심이라는 것 하나 때문에 상대방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다.

 용서와 화해의 손길은 내가 먼저 내밀어야 한다. 내가 먼저 남을 받아들일 때 친구와 서먹서먹한 관계는 봄 눈 녹듯 사라지고 더 나아가 화목한 사회를 이룬다.

 우리 속담에 ‘남의 흉 한가지면 제 흉은 열가지’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며 살아간다. ‘아픈 만큼 성숙해 진다’는 말에서 그 ‘아픔’이란 내가 저지른 잘못이나 실수로 인해 생기는 남과의 부자연스런 관계를 일컫는 말이다. 이와 같은 빗나간 관계를 개선시켜 깊은 상처를 아물게 해 줄 수 있는 묘약이 용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범충선공’의 말이다. “자신은 비록 어리석을지라도 남을 책하는 데는 밝고, 비록 재주가 있다 해도 자기를 용서하는 데는 어둡다. 너희들은 마땅히 남을 책하는 마음으로써 자기를 책하고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써 남을 용서한다면 성현의 경지에 이르지 못할 것을 근심할 것이 없느니라”, “관용하는 마음은 사랑과 이해와 용서하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이야말로 우리사회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불신과 갈등을 해소하여 따뜻하게 화합토록 하는 것이다.

 남의 허물을 나무라며 손가락질할 때 나머지 세 손가락은 자신을 가리키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남을 용서하고 자신을 잘 다스려 나가는 것이 곧 참된 정의의 실천이다.

 우리가 꿈꾸는 평화로운 세상은 이러한 사랑을 통해서 이룩될 수 있다고 본다.

김상돈 경남애니메이션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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