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9:53 (금)
김종간 김해시장의 ‘거침없는 하이킥’
김종간 김해시장의 ‘거침없는 하이킥’
  • 정종민 기자
  • 승인 2009.02.17 2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종민
사회부장
 김종간 김해시장이 거침없는 행보와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

 김 시장은 얼마 전 김해지역 건설산업 간담회에서 “시장이 되고 나서 힘들었다”며 자신의 속내를 털어놨다.

 “저거(시장이) 왜 그렇느냐. 시장이 뻣뻣하다”는 말을 자주 듣곤 했다고 말했다. 덧붙여서 “건방지니…어쩌니…”하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놓고 세간에서 들리는 말이 많다고 전했다.

 김 시장은 “시장의 스타일이 통념상 가지고 있는 시장들과 다르니까 혼란이 온 모양이다”고 해석하며 소통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는 “위법을 해서라도 김해지역 업체에게 공사가 돌아가도록 하라”고 시 간부회의에서 발언한 것이 다시 회자됐다.

 건설업자들은 “경남매일에 ‘위법’발언이 보도된 것처럼 김 시장이 꼭 그렇게 해 달라”고 주문했고, 김 시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당찬 어투로 화답해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 시장은 이달 초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부산시가 국토부에 올린 강서구 지역에 대한 그린벨트 해지 사전 심의와 관련해서도 “김해평야를 뭉개버리고 그곳에 신도시를 건설하려는 구상은 아주 잘못된 발상이다”고 못을 박았다.

 자칫 잘못 받아들여지면 인접 광역자치단체에 오해를 불러 일으킬 발언이었지만 소신 있게 일갈했다.

 김 시장의 거침없는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는 6월에 있을 김해시의 대규모 인사와 관련해 벌써부터 줄을 대고 입살에 오르내리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인사 말 나오는 놈은 데리고 와라. 몽둥이를 가지고 패버리겠다”, “지금이 어느 땐데 인사타령을 하느냐”고 막말 호통을 쳤다고 한다.

 지난주 월요 간부회의에서는“지역경제 살리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도록 하기 위해 재정조기집행을 하라고 했는데 도대체 말이 먹혀들지 않는다”면서 “조기집행을 하지 않는 부서장은 실명을 거론하겠다. 반드시 재정 조기집행율 전국 1위를 하라”고 역성을 내기도 했다.

 발언도 발언이지만 거침없는 행보도 만만치 않다.

 시장 집무실에서는 김 시장을 보기 어렵다. 연초부터 읍ㆍ면ㆍ동을 돌며 릴레이식 ‘시민과의 대화’를 하더니, 다음에는 공사현장을 누비며 애로사항을 들었다. 그것도 모자라 ‘재정조기집행 호통’ 이후 다시 공사현장을 다시 찾아다니며 조기집행 여부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모습도 보였다.

 17일 부터는 관내 사회적 취약계층 밀집지역과 평소 행정력이 미치기 어려운 마을을 직접 방문, 애로사항과 불편사항 등을 직접 듣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방문하는 마을 주민들을 불러 모으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시장이 마을을 걸어 다니며 주민을 자연스럽게 만나는 방식이다.

 김 시장을 자주 접하는 사람들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모습을 자주 볼 것이다.

 아니 어떤 때는 공식석상에서도 노타이 차림에 머플러를 목에 매고 있는 모습이 더 익숙한지도 모른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말처럼, 형식과 복장에도 구애받지 않는 시장이다.

 음식 먹는 것도 어떻게 보면 게걸스럽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시장 정도 되면 점잔을 떨며 밥을 먹을 만도 하지만, 남의 눈치는 아랑곳 하지 않고 게걸스럽게, 그리고 맛있게 먹는다.

 김 시장은 이처럼 자기만의 ‘거침없는 하이킥’을 날리고 있다. 이는 곧 ‘김종간식’ 탈 권위주의를 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만난(萬難)을 물리치고 낙후한 러시아를 유럽 선진 대열에 올려놓은 표트르 황제는 막강한 권위를 행사한 황제로도 유명하지만, 러시아를 구한 황제라는데 이견이 없다.

 그렇지만 2m 거구인 이 황제는 행동을 억제하는 수행원을 따돌리고 백성들과 접하는 격식 파괴를 했다고 한다.

 손수 14가지 기능을 익혀 길 가다가 백성의 문짝이나 의자를 고쳐주고 다녔으며, 수도 건설 때는 움막집에 기거하면서 망치와 톱을 들고 인부 틈에 끼는 권위 파괴를 했기로 유명하다.

 육십 노구의 영국 국무총리 맥도널드는 지하철로 출퇴근했고, 백악관의 링컨은 신발은 자기가 닦아 신었다고 한다.

 탈 권위주의는 전시 효과나 그 자리에 있으면 그러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대담하게 벗어나 확고한 소신과 솔직한 인간 표출로 국민과 교감이 돼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다.

 권위는 권력에서 파생하는 위력으로, 악용한 만큼 민심이 이탈하고, 벗어난 만큼 결집한다.

 그래서 정치가는 권위를 어떻게 처리 했는가로 역사적인 평가를 받는다.

정종민 사회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