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4:03 (일)
시의 향기에 묻힌 문학의 섬에 가다
시의 향기에 묻힌 문학의 섬에 가다
  • 박성렬 기자
  • 승인 2009.02.09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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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시인과 함께하는 남해문학 기행’
 ‘남해 물건리에서 미조항으로 가는 / 삼십 리 물미해안, 허리에 낭창낭창 // 감기는 바람을 밀어내며 / 길은 잘 익은 햇살 따라 부드럽게 휘어지고 // 섬들은 수평선 끝을 잡아 / 그대 처음 만난 날처럼 팽팽하게 당기는데…’

 남해 상주출신 고두현 시인의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의 한 구절이다.

 남해군은 한국문학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문학사랑(이사장 김주영)에서 주관한 ‘고두현 시인과 함께하는 남해문학 기행’을 8일 가졌다.

 고두현 시인의 시집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를 시인, 연극인, 사진작가, 소설가, 영화감독 등 40여 명이 함께 해 시 낭독회와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인 노도를 둘러보는 등 문학투어가 이뤄졌다.

 이번 기행은 물건 방조림으로 유명한 몽돌해변에서 가진 ‘고두현의 시낭송’으로 주인공인 고두현 시인과 함께 연극인 김용선, 남해출신 사진작가 이해선, 소설가 박덕규 등이 함께 했다.
 배우 김용선씨는 “낭창낭창한 허리는 아니지만 낭랑한 목소리로 낭독하겠다” 며 고두현 시인의 시 몇 편을 낭송해 청중을 사로잡았다.

 무르익은 분위기에 정현태 남해군수가 문학기행을 격려하겠다며 자리를 함께해 더 뜻깊은 자리가 됐다.

 정 군수가 암송한 시 몇 편에 남해는 시의 향기에 묻힌 문학의 섬으로 변했다.

 특히 서포 김만중이 노도에서 위리안치(圍籬安置)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을 노래한 ‘사친시’를 낭송할 때에는 하늘을 날던 갈매기 소리도 잦아들게 했다.

 또 노도를 자연 친화형의 ‘생태 문학의 섬’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복안에 모두 박수를 보냈다.

 동행한 소설가 박덕규씨는 “노도가 수년 내로 세계에서도 유래없는 생태 문학의 섬으로 아득한 바다 끝에서 안개를 헤치고 오는 봄빛같이 기껍다”며 만족해 했다.

 시 낭독회에 이어 숙소에서 이해선 작가가 보여준 남해풍경 사진과 그의 투박한 남해사투리와 해박한 남해이야기는 참가자들을 감동시켰다.

 한편, 남해군은 문학과 여행이 접목해 문학을 생활화하기 위해 매월 첫째 주말에 낭창낭창한 테마형 남해문학 기행을 계속할 계획이다. <박성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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