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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솔개와 경찰
[열린마당] 솔개와 경찰
  • 승인 2009.02.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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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윤
왕릉지구대장
 가장 장수하는 조류로 알려져 있는 솔개의 수명은 보통 40년이지만, 일부 솔개는 최고 70년까지 산다고 한다.

 그러나 70년까지 장수하기 위해선 매우 고통스럽고 중요한 결심을 해야만 한다. 솔개가 태어나 약 40년이 되면 발톱이 노화해 사냥감을 잡아챌 수 없게 된다.

 부리도 길게 자라고 구부러져 가슴에 닿게 되고, 깃털이 짙고 두껍게 자라는 바람에 날개가 무거워져 하늘로 날아오르기도 힘들게 된다.

 대부분 솔개는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지만 일부 솔개는 약 반년에 걸친 힘든 갱생 과정을 택해 70년까지 산다.

 갱생과정은 죽음보다 더 참혹하다. 먼저 부리로 바위를 쪼아 새 부리가 돋아나게 한다. 그런 뒤 날카로워진 새 부리로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에는 날개의 깃털을 뜯어낸다. 이렇게 반년이 지나 새 깃털이 돋아난 솔개는 새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 30년의 수명을 더 누린다고 한다.

 솔개 이야기는 고통스러운 재탄생 과정을 겪지 않고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없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유례없는 경기침체를 보이고 있으며 고용시장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경찰관인 나로서는 실업의 파고를 비켜 갈 수 있어 다행이다.

 그러나 안일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다. 정체는 퇴보요, 퇴보된 경찰을 국민들이 마냥 놔 둘리 만무하다. 경찰의 업무가 항상 위기와 맞닿아 있지만 조직원 하나하나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늙은 솔개와 같이 죽음이 기다릴 뿐이다.

 이제 국민들은 경찰에 대한 요구 수준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국민들의 눈높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주먹구구식 사건처리나 과거의 관행에 얽매이면 살아남지 못한다.

 때론 장수하는 솔개처럼 옛 모습을 완전히 버려도 보자.

하원윤 왕릉지구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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