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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함양음식’의 質 향상을 위한 과제
[기고]‘함양음식’의 質 향상을 위한 과제
  • 승인 2009.01.1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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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세
전주대학교 객원 교수
 요즘은 너나 할 것 없이 과거에 비해 밖에서 음식을 사먹을 기회가 더욱 많아졌다.

 필자 역시 서울이나 또 다른 대도시에 나들이할 때에는 거의 대부분의 식사를 음식점 음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인류사회 초기에는 먹이를 구하는 것이 생존과 직결되는 일인 만큼 먹잇감을 놓고 목숨을 건 치열한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필자도 탈만 나지 않을 것이라면 뭐라도 배가 불룩해질 때까지 대식(大食)과 다식(多食)을 다반사로 했던 기억이 지금껏 생생하기만 하다.

 추석이나 설 명절에는 모처럼 고깃국과 떡, 그 밖의 맛난 음식들이 가득한 상에서 먹고 또 먹고 또 먹은 끝에 신트림이 나다가 뱃속의 음식이 발효되어서 목구멍으로 이상한 냄새가 넘어오는 걸 경험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참으로 우습기도 하고 한편으로 서글픈 생각까지 드는 유년과 소년시절의 그 기억 때문에 ‘배부르고 등 따시게 된’ 요즘에도 가족이든, 남이든 음식 남기는 것을 이해 용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곡채식이든, 육식이든 얼마나 많은 정성과 손길이 가는 것이고 또한 얼마나 소중한 목숨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지는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고 먹어선 안 된다는 게 변함없는 우리 가문의 가풍이요, 생활신조이기도 하다.

 과거 배를 채우기에 급급했던 시절에 우리는 어디 지방 쌀이 찰지고 맛있다거나 어떤 특산품이 어떻더라는 이야기나 생각은 그리 중시되지 않았었다.

 즉 중요한 것은 식량의 확보와 그 분량이었지 그들의 질(質)에는 크게 관심을 기울일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 시대는 달라져서 음식은 단순히 허기진 배를 채우는 수단과 재료로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즐기는 대상으로 격상되었다. 별로 살림이 넉넉하지 못한 서민들 역시 배를 채우려는 기본적 목적에다 기왕이면 맛을 즐길 수 있는 질 좋은 음식을 선택하려는 새로운 경향으로 가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바로 이점을 깊이 있게 통찰하고 읽어내지 못하는 음식점 주인과 종업원이라면 ‘요행’ 말고는 성공 가망성이 없기 때문에 다른 업종으로 시급히 전업하는 게 본인의 경제를 위해서나 소비자들의 건강과 식도락(食道樂) 향상을 위해서 더 나을 듯싶다.

 양(量)의 시대에서 질(質)의 시대로 바뀐 지금에 와서도 그것을 체감하지 못하고 질 좋은 재료의 선택과 그것의 가공 조리 기술의 개발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음식장사’ 자체가 ‘욕 벌이’ 밖에 될 게 없지 않겠는가.

 대부분의 음식업을 영위하는 이들이 의외로 소금, 간장, 된장 등 기본재료의 중요성에 눈뜨지 못해 음식 조리의 기초가 부실해지고 맛도 제대로 내지 못할 뿐 아니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무심코 다량의 화학조미료를 첨가함으로써 소화 차원에서나 영양 면에서도 미흡한 먹거리들을 양산해내고 있는 현실은 한번쯤 짚고 넘어갈 문제라 하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질 좋은 염분의 경우 다소 지나치게 섭취했다하더라도 정상적 신체라면 전혀 무리 없이 처리가 되고 건강상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수많은 실험결과나 경험들이 증명해주고 있다.

 바닷물을 갯벌 염전에 가두어 햇볕에 증발ㆍ결정시켜 소금을 생산하는 방식의 천일제염법에서 정제염ㆍ재제염 등 제조방식의 변화, 가공 처리상의 부주의, 불합리, 부자연에서 비롯된 일부 소금의 문제를 질 좋은 다른 전체 소금문제로 동일시한 그릇된 판단에서 오늘날 널리 상식화된 ‘소금유해론’이 대두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그릇된 소금인식이 인류건강에 얼마나 직간접으로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껏 잘 안 알려져 있다.

 다만 소금이 생명유지의 필수 기초물질이라는 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문제의 본질, 즉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거나 새로운 물질로 대체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한 의학자, 식품영양학자, 기타 관련학자, 전문가, 일본의 자연식 이론가들은 소금의 질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지거나 정반대 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감안하여 천일염을 볶아서 식성대로 먹도록 권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김윤세 전주대학교 객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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