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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꼴불견 손님 Best 3
[발언대] 꼴불견 손님 Best 3
  • 승인 2008.08.12 2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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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휴가 온 고향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남강변 장어집에서 밤새 통음한 적이 있었다.

친구는 양산에서 7년 동안 식당을 경영하고 있다. 그동안 장사를 하면서 겪었던 여러가지 애환을 말해주 듯 눈에 띄게 늘어난 흰머리와 머리밑이 허옇도록 숱이 줄어든 모습이 안타까웠다.

밤새도록 풀어놓은 이야기 보따리 중 꼴불견 손님 Best 3가 느낀바 있어 지면에 옮기고자 한다.

첫째, 식사를 하면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도록 방관하는 아줌마들. 행여 기죽는다고 야단 한번 안하고 옆에 손님이 혹 꾸중이라도 할라치면 되려 불만 섞인 표정의 몰상식한 엄마, 그렇게 키운 아이들이 자라 제 부모를 나몰라라 할 때 자식 키워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한탄할 그네들의 미래가 현실로 다가옴을 아는지 모르는건지….

요즘같이 개인주의 시대에 진정한 부모된 자의 도리를 또 하나의 밝은 미래를 예약하는 첩경이 아닐까 싶다.

둘째, 에어컨을 켜둔 밀폐된 식당 안에서 주위 사람들의 시선, 건강따위에는 전혀 관심 없는 듯 담배를 피워대는 사람들, 주인이 어린아이와 주위의 배려를 요청 할라치면 짜증내는 애연가들, 요즘에는 금연구역이 워낙 많이 확산되어 있는지라 얼른 담뱃불을 끄거나 미리 금역구역인지 물어보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 아직 그런 개념 없는 사람들의 이기심이 주의를 불편하게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셋째, 건물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면 남이야 어떻게 주차를 하든 상관없이 먼저 들어온 자의 우선권(?)을 마음껏 발휘하여 아무렇게나 자기 편한 자리 찾아 정말 이상하게 주차하는 사람들. 차를 조금 가지런히 주차해 달라 요구라도 하면 심지어 기분 나빠하며 그냥 가버리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주인된 친구의 마음이 가히 헤아려 질 만도하다.

사람의 마음이 다 똑같을 수는 없지만 고만 고만한 것이다.

이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잘 보내기 위해 나 자신만이 아닌 주의를 둘러보며 배려하는 마음으로 섬긴다면 우선 내몸과 마음은 조금 고달프고 손해 보는 것 같겠지만 결국은 짜증에서 오는 스트레스로부터 해방과 스스로의 성숙이 가져오는 도파민 효과가 나에게 더 큰 유익을 주리라 믿는다.

취중 친구의 말에 나 자신도 많이 뜨끔했으니 공짜없는 세상에 나로부터 시작되는 작은 실천을 이제부터 시작해 보련다.

석장호 진주문화예술재단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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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덕 2008-08-13 15:05:15
식당의 꼴불견 손님 best에 나도 해당되는 건 아닌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하네요.
은연중에 또는 귀찮아서 애들 식당에 돌아다녀도 모르는 척 했던일이 뜨끔하게 하네요.
조그만 일에도 짜증이 나게 마련인 요즘같은 날씨에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한번 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