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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어려워도 지킬 건 지킵시다
현실이 어려워도 지킬 건 지킵시다
  • 승인 2008.07.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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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후. 김해시청 환경보호과 앞 복도에서 화가 난 농민들의 고성이 울려 퍼졌다.

비가 내린 이날, 이들이 내지르는 고함소리는 청사를 들썩이게 했다.

시 관계자들이 이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자, 이들은 1층 복도에서 김해시에 욕설을 퍼부었고 환경보호과와 마주하고 있는 브리핑룸의 기자 몇 명이 이들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한림면 신천리 마을 농민들로 이장과 전 이장 등 5명.

이들의 주장은 십여년 전 마을 위쪽에 둥지를 튼 레미콘 공장에서 시멘트 슬러지를 무단 방류하고 있지만 단속과 지도를 해야 할 김해시는 뒷짐만 쥐고 있다는 것.

위치를 물어 이들이 지목한 레미콘 업체를 찾았고 현장에 도착해 보니 H산업과 연결된 농로에는 업체에서 뿜어내는 시멘트 슬러지가 넘쳐나고 있었다.

특히 레미콘 공장까지 올라가는 진입로에는 공장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시멘트 슬러지가 시멘트풀(시멘트+물)이 돼 온통 뒤덮고 있었다.

업체 관계자를 찾아 슬러지를 무단 방류하는 이유와 진입로에 시멘트풀처럼 덕지덕지 붙은 슬러지에 대해 확인하려하자 이 관계자는 무슨 이유에선지 기자를 사무실로 모셔(?) 가기만을 학수고대했다.

이들의 안내를 받아 공장 내부를 확인한 결과 이 업체에는 시멘트 슬러지를 모으는 마땅한 침전조도 없었다.

이들이 침전조라고 주장하는 곳은 지대가 조금 낮은 곳에 불과했고 공장내부에서 발생한 이물질들을 끌어올리는 펌프와 침전조(이들이 주장하는)를 연결하는 호수도 중간에 끊어져 공장내부는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다.

기자는 이전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골재, 시멘트, 자갈 등 원자재가가 폭등해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는 레미콘 업체의 어려움을 기사화 했던 적이 있다.

경기가 어려워 도산의 위기에 처한 것이 레미콘 시장의 현주소지만 환경과 주위사람들은 죽어도 난 모르겠다 식의 배짱영업을 하고 있는 이 업체를 보며 ‘이 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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