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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포만 매립, ‘적벽대전’에서 배우자
광포만 매립, ‘적벽대전’에서 배우자
  • 차지훈 기자
  • 승인 2008.06.3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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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천에서 광포만 매립 및 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대한 찬반양론이 뜨겁다. 광포만 매립에서 ‘삼국지’에 나오는 유명한 ‘적벽대전’(赤壁大戰)의 승리공식이 생각났다.

적벽대전에서 유비와 손권은 적절한 때에 일을 도모, 함께 힘을 합침으로써 조조의 대군을 크게 이겼다. 제갈량이 동남풍이 불 때를 공격 날짜로 잡은 것, 방통이 조조군 배들을 묶는 연환계를 사전에 준비한 것. 황개의 고육지계, 그리고 주유의 화공 등 철저한 준비 끝에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적벽대전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철저한 준비와 함께 모든 조건이 가장 잘 맞는 시기에 시도하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준다.

현재 사천시는 광포만 일대 지역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광포만 매입하고 조선산업단지 조성하는 사업을 서두르고 있으나 이를 반대하는 환경단체 측과 팽팽한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

각기 다른 목적이 있었지만 유비군과 손권군은 힘을 모아 위나라 대군을 물리쳤듯이, 사천 광포만 문제도 함께 충분한 논의와 분석을 통해 면밀히 따져보고 적절한 시기에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사천시는 광포만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정부의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한 상황·지역에서 한목소리를 내도 힘든 상황인데 서로 분열돼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비방전을 펼 때가 아닐 것이다.

낙후됐다는 소외감에 싸여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책임지지 못할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시는 지금이라도 보다 신중히 모든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또 환경단체도 지역발전이라는 오랜 열망 가득한 지역 주민들을 충분히 이해시켜야 함은 물론 뚜렷한 묘책,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밀어붙여서는 지역민들의 반발만 사게 될 것이다.

과연 어떤 것이 진정한 지역경제 발전이고 오랫동안 삶의 터전이었던 광포만을 아끼고 보전하는 길인지, 모든 조건을 따져보고 철저히 준비한 ‘적벽대전’의 승리, 그리고 이를 통해 천하삼분지계라는 역사에 남을 커다란 성과를 이뤄낸 부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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