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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도내 곳곳 재해위험
장마철 도내 곳곳 재해위험
  • 승인 2008.06.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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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 마무리 6곳뿐
작년 수해복구 25개 사업장도 아직 공사중
장마가 코앞에 닥치고 기후 온난화로 잦은 집중호우가 예고된 가운데 경남지역 곳곳에는 재해위험에도 대비책이 부실, 태풍과 호우에 따른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7일 경남도에 따르면 올해 마산시 현동 우산천 침수위험지구와 의령군 정암 절개지 붕괴위험지구 등 23개 재해위험지구에 대한 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사업을 마무리한 곳은 6곳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여전히 찔끔 공사로 인해 장마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특히 2006년부터 지난해 수해복구사업 가운데 진주 대곡천 등 25개 사업장은 아직도 공사 중이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설노조가 16일부터 파업에 돌입하면서 둑 보강공사 등 재해 위험지역 건설공사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내 시·군별로 재해위험 상황은 더욱 심각해 2002년 태풍 ‘루사’때 화포 둑이 무너지면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 엄청난 수해를 겪었던 김해시 한림면 지역주민들은 올해도 걱정이 태산이다.

낙동강 본류와 지류인 화포천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한림면 금곡리 한림배수문은 2006년 4월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전면보수 또는 개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으나 올해 안으로는 전면 보수나 개축이 힘든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집중호우에 석축 일부가 무너지고 옹벽 전체가 10~20도 가량 아파트 쪽으로 기울면서 입주민 240여명이 긴급 대피했던 거제시 장승포동 한 아파트 주변 국도 14호선 확장공사 수직옹벽도 여전히 그대로다. 시는 시공사에 도로공사를 중단시킨 후 설계변경을 한다고 했지만 장마철을 앞둔 주민들의 불안 심리는 여전하다.

주민 강모(48)씨는 “장마철도 아닌데 큰비 한번 왔다고 당장 옹벽이 무너질 징후를 보였다면 주변 주민들이 불안해서 어떻게 살겠느냐”며 “미리 미리 대비를 해도 불안한데 땜질 처방이 되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2003년 태풍 ‘매미’가 몰고 온 엄청난 해일로 무려 18명이 숨지고 6,000억원의 재산피해를 낸 마산지역 해안가 저지대도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해일피해에 속수무책이다.

시는 지난해 겨우 해일피해를 막기 위해 시내 구항지역에 길이 1㎞, 폭 70m의 방재언덕 설치를 위한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갔지만 국비·지방비를 포함해 495억원의 막대한 공사비 확보책도 마련하지 못하는 등 지지부진한 상태다.

진주시 옥봉동 한 초등학교 인근 마을도 인접한 산에 옹벽 등 안전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아 적은 비만 내려도 토사가 지붕으로 흘러내리는 상황이다.

계획도시로 불리는 창원시 신촌·소답·도계동 등 7곳의 재해취약지구도 마찬가지. 신촌동 절개지의 경우 집중호우시 붕괴위험이 높아 20여 가구, 주민 100여명이 재해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소답동 한 고등학교 축대(길이 150m, 높이 5m)도 호우에 붕괴될 수 있어 학생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창원대 토목공학과 류시완 교수는 “낙동강 등 국가하천은 치수 관리가 비교적 잘 돼있지만 관리가 거의 안 된 지류는 장마철만 되면 홍수나 범람 등을 걱정해야 한다”며 “지자체들이 예산을 확보해 ‘사후약방문’처럼 복구에만 치중하지 말고 실측자료를 기초로 제대로 된 치수 대책을 세워 장마철 재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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