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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인 광우병 소동, 해법은 뭔가
점입가경인 광우병 소동, 해법은 뭔가
  • 승인 2008.05.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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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재개에 따른 광우병 논란이 끝없이 확대재생산되며 온 나라를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정부가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 홍보에 나섰으나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창궐하는 ‘광우병 괴담’을 막기엔 역부족이고 이명박 대통령 탄핵 인터넷 서명이 100만 명을 넘었다.

황금연휴에도 도심 한복판이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의 물결로 넘치고 경찰은 불법이라며 시위 주동자를 처벌할 방침이어서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자칫 심각한 국론 분열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를 보며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 없지만 촛불시위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 중고생이라는 대목에는 고개를 가웃하지 않을 수 없다.

기성세대가 오죽 못 났으면 국가 간 통상문제에 어린 학생들까지 나서게 만든다는 말인가.

학생들도 쇠고기를 먹으니 엄연한 당사자라고 할지 모르나 연필 대신 촛불을 든 학생들의 모습은 어쩐지 반미(反美) 감정이 절정으로 치닫는 계기가 된 미선·효순양 사건을 연상시킨다. 각종 괴담도 그렇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인간광우병 발병 사례가 없는데도 울산에서 1년 반 전 ‘산발성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으로 죽은 50대 농부의 사망원인이 광우병이라는 얘기가 나돈다.

헛소문이 난무하다 보니 심지어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로 수입하다니…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라는 황당한 주장을 자기 홈피에 올린 여성 탤런트도 등장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처음이 아니다. 시장 개방은 벌써 이뤄졌으나 2003년 이후 광우병과 뼛조각 등으로 수입 중단과 재개를 거듭한 끝에 후 지난달 수입조건 개정 협상이 타결된 것이다. 그런데도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일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다.

국민의 먹거리는 작은 부분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광우병 괴담으로 불안감이 증폭됐다면 서둘러 진상을 밝히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게 정부의 할 일이다.

광우병 논란을 폭발시킨 유전자 특성론에도 적극 대처해야 했다. 물론 미국인 3억명과 200만명이 넘는 우리 교민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있고 한 해에도 한국인 수 백만 명이 사업과 관광, 친지 방문, 유학·연수 등을 위해 미국을 찾고 있으나 아무 탈도 없다는 정부의 반박에는 설득력이 있지만 타이밍을 놓친 게 문제다.

이미 인터넷으로 온갖 억측이 퍼진 뒤였으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꼴이다. 대미 관계에는 늘 민감한 부분이 도사리고 있음을 간과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불순한 의도로 불안을 증폭시킨 세력이 있다면 국민의 지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은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 이젠 너 나 없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을 때다.

정부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불안감 해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한국에 들어오는 쇠고기가 미국의 국내 소비용과 똑같다는 사실부터 입증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대만 간의 협상 결과에 따른 추가 협상의 여지를 열어 놓고 미국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지역에서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며 검역관을 현지에 상주시키는 등의 후속 대책은 진작 나왔어야 했다.

근거없는 괴담이 확산되지 않도록 홍보에도 힘쓸 일이다.

정치권도 사태 해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점에서 7일의 국회 ‘쇠고기 청문회’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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