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3: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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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구 열K-water 낙동강통합물관리센터 운영팀장 우리나라의 일반적 강우특성은 지역별, 계절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보통, 홍수기인 6월부터 9월 사이의 서너 달 동안에 연간 강우량의 약 2/3가 집중되는 반면,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는 이렇다 할 큰 비가 내리지 않는다.  하지만 요샌 이마저도 지역에 따라 상당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서해상에서 접근하는 기압골의 영향에 의한 강우가 많다보니 한강, 금강유역은 다우지역으로 분류되나, 낙동강유역은 비가 적게 내리는 과우지역이다.  가뭄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우리나라의 자연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지만, 가뭄의 강도가 늘 비슷한 건 아니다.  과거 기록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매우 심각한 수준의 가뭄은 약 6~7년 주기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94~96년의 연속가뭄, 2001년의 `왕가뭄` 그리고 2008년에 다시 심한 가뭄을 경험한바 있다. 2001년도 가뭄에는 `낙동강의 수위가 취수한계에 다달음으로 제한급수 우려 확산`이라는 우리지역 신문기사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된다. 그리고 지난 2008년에는 가뭄이 심화되면서 경남발전연구원이 가뭄대책의 일환으로 댐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한편, 지하수개발, 하천복류수개발, 지하댐건설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렇듯 심한 가뭄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면서 매년 관개기(3~5월)만 되면 용수취수에 크고 작은 어려움을 수시로 겪어온 것이 사실이다. 올해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 현재까지 내린 강우량은 예년의 2/3수준이며 내린 강우량마저도 절대량이 부족한 50mm 안팎에 그치고 있으니 하천을 흐르는 유량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년도 강우상황(2008년과 유사)을 기준으로 만약, 낙동강살리기 사업을 하지 않았다면 금년도 진동지점(창녕함안보 상류 약 8km지점)의 하천수위는 해발 약 1.7m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양수장 취수가능표고가 해발 2~4m임을 감안할 때 취수장애 발생이 쉽게 예상될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연례적인 하천수 취수장애가 금년도에는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이유는 낙동강살리기 사업으로 건설한 다기능보에 물을 담으면서 더 이상 취수장애는 발생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 점은 단순예측이 아니라, 금년도 관개기 실증적으로 나타날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지역에 위치한 창녕함안보, 합천창녕보 주변지역의 취수장 또는 양수장에서는 취수어려움이 사라지게 됐다.  아직도 낙동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찬반양측의 의견차이는 여전한 상황이다. 이제는 구호나 추정에 의존하기보다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근거 즉 실증적 사실관계에 입각해 접근해야 한다. 지난해 여름, 우리는 홍수피해저감효과를 실제로 확인한 바 있다. 이번 관개기에는 늘 반복돼 온 가뭄에 대한 낙동강살리기 사업 효과를 확인할 차례다.  기후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강수량 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나, 건기에는 강우량이 감소돼 계절적으로 편차가 심화될 것을 예측하고 있다. 당연히, 지구촌 세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의 잦은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국가 물관리가 미국과 호주, 유럽의 선진국에서도 국가적 주요정책이 되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가까운 미래에 닥쳐올 국가적 기후변화에 대비해 백년대계 차원의 선제적 국가수자원정책인 낙동강살리기 사업이 추진된 것이다.  이제는 냉정하고 현명하게 효과를 검증해나가길 희망한다. 현재를 사는 우리 뿐만아니라, 미래의 주역인 우리후손을 위한 사업이기에 더욱 간절함을 갖게 된다.

기고 | 정구열 | 2012-03-27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