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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실버 축구도 서울 잡았다
진주 실버 축구도 서울 잡았다
  • 승인 2007.05.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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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연합회장기 국민생활체육 전국축구대회
노년부 경남대표 출전 진주시, 경남 최초 우승 차지‘쾌거’
13일 결승서 서울 선발팀에 연장혈투 끝 PK 3:2로 승리
“프로(경남FC)만 서울 잡나?” 경남의 실버 생활축구인들도 서울을 잡았다.

축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진주 실버 축구가 경남 최초로 연합회장기 전국대회 노년부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남해군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제26회 연합회장기 국민생활체육 전국축구대회에서 60대부 경남대표로 참가한 진주시가 강호 서울 선발을 꺾고 노년부 우승을 차지, 경남 생활축구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렸다.

장년부(40대), 노장부(50대), 노년부(60대)로 나눠 열린 이 대회에는 전국의 각 시·군·구를 대표하는 60개팀(각 부별 20팀씩)이 참가해 남해의 푸른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다. 특히 과거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선수도 대회 참가가 가능해 왕년의 축구스타들이 즐비한 팀들이 대거 참가, ‘올드 스타전’을 방불케 했다.

장년부 대표로 참가한 거제시와 노장부 대표 창원시는 전국 각지의 우수팀들을 상대로 선전을 펼쳤으나 예선전에서 모두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대회 마지막 날인 13일, 노년부 예선전에서 지난해 가을 문화관광부장관기 전국대회 우승팀인 충남대표를 비롯해 제주도대표, 경북대표를 제압하고 경남에서 유일하게 4강에 진출한 진주시는 준결승에서 강호 서울강서구 선발과 만났다.

서울특별시 구별 예선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서울강서구 선발은 선수출신이 대거 포진, 생활축구인들만으로 구성된 진주시와는 비교도 안되는 스쿼드를 구성한 팀이다.

서울강서구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진주시의 조직적인 팀플레이에 막히며 전후반을 득점없이 0:0으로 마치고는 승부차기에서 진주의 골키퍼로 나선 강기석(65)선수에게 막혀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상승세를 타고 결승에 진출한 진주시는 서울 구선발 보다 한수 위인 강력한 우승후보 서울특별시 선발과 맞닥뜨렸다.

이날 오후 1시부터 남해 스포츠파크 보조구장에서 펼쳐진 노년부 결승전에서 진주시는 노홍섭(미포조선 단장), 길기철, 김기호 등 왕년의 국가대표 선수 등으로 구성된 서울 선발을 맞아 한편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전반을 1:2로 뒤진 채 후반전을 맞은 진주시는 또 다시 추가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나 종료 7분을 남기고 추격골을 성공시킨 진주시는 종료 1분전, 우측을 파고 든 김종현 선수의 크로스를 김길언 선수가 헤딩슛으로 서울의 골망을 흔들면서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냈다.

연장전도 득점없이 무승부로 끝나자 진주는 준결승에 이어 또 다시 ‘죽음’의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공격수로 활약하던 강기석 선수가 골키퍼로 나선 가운데 8명의 키커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승리, 진주시는 기나긴 여정 끝에 값진 우승을 일궈냈다. 더구나 선수출신 하나 없는 순수 생활축구인들로 구성된 진주시가 선수출신이 즐비한 서울팀들을 잇따라 격파하고 경남 최초로 노년부 우승기를 휘날려 그 기쁨은 더했다.

노년부 우승을 차지한 진주시는 대회 최우수선수상에 최종수비수로 진주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근 배현도(61·성일엔텍 부사장) 선수가, 감독상은 진주시 축구협회 부회장인 심하성 감독에게 돌아갔다.

승부차기 때마다 골리로 변신하면서도 공격수로 총 5골을 넣으며 맹활약한 강기석 선수는 득점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강기석 선수는 진주의 축구명문 봉래초 축구부 감독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백지훈(수원삼성), 김진용(경남FC)등 프로에서도 이름난 선수들을 조련한 명감독으로, 현재 진주 여성FC 축구단 감독으로 새로운 축구인생에 도전하고 있다.

진주시축구협회 회장인 이일구 단장을 중심으로 한 경남 노년부 축구대표 진주시의 이날 우승은 오랜 전통을 가진 진주오육회 회원들과 양산과 마산, 김해에서 참가한 선수 5명 등 20여명의 선수단이 하나가 돼 진주뿐만 아니라 경남 생활축구 특유의 투지와 끈끈한 조직력에서 비롯됐다.

강기석 선수는 “경남에서 열리는 전국대회인 만큼 10년전 문화관광기 우승이후 우리 진주시에서 한번 우승을 차지해보자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했다”며 “진주시 등의 도움을 받아 매일 진주 모덕경기장에서 오육회 회원이 모여 공을 차며 이번 대회 준비를 철저히 한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오는 가을에 있을 문화관광부장관기 전국대회 우승에 대한 욕심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축구 등 생활체육은 시민의 건강을 위해 하는, 말 그대로 시민들의 생활속 스포츠”라며 “진주시만 전국대회에 참가하면 진주외 경남의 다른 곳의 생활체육이 침체될 수 있다. 도내 다른 우수한 팀이 참가해 경남의 생활체육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리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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