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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굽은 떡국'과 '굴 떡국'
경남의 '굽은 떡국'과 '굴 떡국'
  • 경남매일
  • 승인 2024.02.0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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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이번 주 토요일은 우리 민족의 명절인 '설날'이다. 이 '설날'의 절식으로 북한에서는 만두를 남한에서는 떡국을 주로 끓여 먹는다.

떡국도 지역마다 약 간식 떡국이 다르다. 강원도에서는 '떡만둣국' 서울에서는 '쇠고기 떡국' 충청도에서는 '날 떡국'이라 불리는 '생 떡국'을 해 먹고 경북도에서는 '태양 떡국'과 '꾸미 떡국' 전라도에서는 '닭장 떡국' 제주도에서는 '몸 떡국'과 '칼 떡국'을 해 먹는다.

그렇다면 경남에서는 어떤 떡국을 해 먹을까? '굽은 떡국'과 통영의 '굴 떡국'이다.

우선 '굽은 떡국'부터 알아보자.

조선 후기 유학자인 류의목(柳懿睦, 1785~1833)이 정조 21년인 1797년부터 순조 2년인 1802년까지 약 5년여간 쓴 생활일기'하와일록 (河窩日錄)' 1802년 6월 15일자 일기에 '晴往看金谷祖在龜尾時所作(金校理所考) 夜月出江天 遂振衣而出 唱古詩二篇 足以暢敍幽情 村人上下男女 往往聚沙中 各出資料 炙餠於江上 余與蓮峯祖美洞叔龜山叔東坡兄 要之得食 季父及扶餘叔進士叔臨川兄亦出 江上網魚 夜各散去。맑음. 금곡 할아버지가 구미에 있을 때 지은 것을 가서 보았다. -교리(校理) 김굉 金이 평가한 것이다.- 밤에 달이 강에 떠오르자 마침내 옷을 떨치고 나왔다. 고시(古詩) 두 편을 불렀는데 그윽한 감정을 시원하게 풀기에 충분했다. 마을의 상하 남녀가 모래사장에 모여 각기 음식 재료를 내었으며 炙餠於江上 강가에서 떡을 구웠다. 나와 연봉 할아버지, 미동(美洞) 아저씨, 구산(龜山) 아저씨, 동파 형(東坡兄)이 요청해 먹었다. 막내 아버지 및 부여(扶餘) 아저씨, 진사 아저씨, 임천 형)臨川兄)도 나왔다. 강가에서 고기를 잡았고 밤이 무르익자 각자 흩어졌다.' 류의목(柳懿睦)의 일기에 炙餠 구운 떡이 나온다.

조선 시대 문신 이호(梨湖) 김시탁(金時鐸, 1713~1751)의 '이호유고(梨湖遺稿)'에는 '盖旣設湯炙餠等饌品' 구운 떡으로 끓인 탕과 면 등 찬품을 올렸다고 나온다.

고문헌에 등장하는 탕자병(湯炙餠)이 '구운떡국'인지는 잘 몰라도 구운 떡[炙餠]으로 끓인 탕(湯)인 것만은 틀림없다.

경상도에서 '굽은 떡국' 또는 '꾸븐 떡국'이라 불리는 이 음식은 경상도 특유의 억양으로 '구운'을 말하면 '굽은, 꾸븐'으로 표현된 데서 이름 붙었다. 떡의 반죽을 반대기로 만들어 구운 후 국으로 끓이는 경상도의 향토 음식이다. 굽은 떡은 찹쌀이나 멥쌀을 가루를 내어 익반죽한 다음 반대기로 모양을 내 떡을 구운 후 멸치장국국물이 끓으면 식용유에 구운 떡을 넣고 불을 바로 끈 다음 국간장, 참기름으로 간을 하고, 양념(간장, 다진 파ㆍ마늘, 설탕, 참기름, 깨소금, 후춧가루)하여 볶은 쇠고기, 황백지단, 김을 올린 것이다.

'굴 떡국'은 아무래도 통영을 비롯한 남해의 굴 산지 영향을 받아 많이 끓여 먹게 된다.

'굴 떡국'은 고기 대신 굴을 넣어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굴에는 비타민과 무기질뿐 아니라 타우린 성분도 높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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