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7:31 (월)
"교권 침해받은 교사 되레 아동학대 고발당해"
"교권 침해받은 교사 되레 아동학대 고발당해"
  • 박슬옹 기자
  • 승인 2024.01.25 2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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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노조, 구산초 앞 집회 촉구
학생, 선생 성희롱 사진 합성 유포
"교육청 교권ㆍ교육활동 보호해야"
초등교사노동조합이 25일 김해 구산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피해를 당한 A교사의 교권회복과 신변보호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이 25일 김해 구산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피해를 당한 A교사의 교권회복과 신변보호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김해의 한 초교 선생이 교권침해 행위를 당하고도 오히려 아동학대로 고발당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호소하고 나섰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25일 김해 구산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피해를 당한 A교사의 교권회복과 신변보호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교사의 교권을 보호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가해 학생들이 A교사의 얼굴을 합성한 성희롱 사진을 온라인에 유포해 조롱하는 등 명백한 교권침해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초등노조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지난해 11월 남성인 담임 A교사의 얼굴을 여성 사진에 합성해 개인 SNS를 통해 공유했다. A교사는 해당 사진을 보고 큰 수치심을 느꼈고 이 사안을 교육활동보호위원회에 제출했으나, 학생들이 사건에 대해 사과하자 용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가해 학생들은 판서 중인 교사를 향해 손가락으로 욕을 하고 비웃는 행위를 벌였고, 이 사실을 알게 된 A교사는 교보위를 재요청했다.

그러나 A교사가 교보위에 출석하기 전인 지난 10일 가해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정서적 아동학대로 A교사를 고발했다.

고발 사유는 '여름에 에어컨을 잘 틀어주지 않았다', '수학여행 때 통제가 심했다', '청소를 과도하게 시켰다', '말끝마다 '요' 말고 '다나까'를 쓰도록 했다' 등이었다.

초등노조는 "지난해 7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여러 교사들의 비극적인 죽음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교육 현장의 변화는 피부로 느껴지지 않고 있다"며 "교사들을 괴롭히는 교실의 무질서한 악성 민원에 교사들은 여전히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초교의 교권보호위원회와 경남교육청, 교육당국에 A교사의 교권과 교육활동을 온전히 보호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날 이들은 △A교사 교권침해 관련 학생을 온당히 처분할 것 △경남교육청은 교권침해 행위에 대해 적극 대응할 것 △정서적 아동학대 금지조항이 포함된 아동복지법 17조 5호를 개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집회가 끝난 후 오후 2시께 김해구산초에서 교보위가 열려 A교사 교권침해 내용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이 결과는 짧게는 3~4일 후 길게는 일주일 뒤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날 초등노조는 A교사의 교보위가 끝날 때까지 구산초 앞에서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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