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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랑 중령 흉상 현충시설 등록부터 해야
김오랑 중령 흉상 현충시설 등록부터 해야
  • 신정윤 기자
  • 승인 2023.12.21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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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윤 사회부장
신정윤 사회부장

영화 '서울의 봄'이 관객들의 마음에 파고들면서 김해 출신 김오랑 중령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영화가 10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니 반길 일이다. 김 중령은 신군부가 정병주 특전사령관을 체포하려 들이닥쳤을 때 특전사령관 비서실장으로서 맡은 바 임무를 다했다. 상관을 체포하려는 내란 세력에 맞서 싸워 목숨을 잃었지만 그의 정신은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 있다.

지난 12일 김해 삼정중과 삼성초등학교 사잇길에 김 중령 흉상 앞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여느 때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김 중령을 추모했다. 관심은 "김 중령의 흉상을 이런 골목에다 설치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흉상을 육사에 설치해야 한다", "김 중령의 서훈을 무공훈장으로 격상시켜야 한다" 등의 논의로 이어졌다.

유족인 김오랑 중령의 조카는 삼촌의 흉상을 모교 내에 설치하려 했지만 신군부에 밀려난 군인이라는 낙인과 교육 당국의 눈치 보기 등으로 모교 내에 설치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런 연유로 학교 담장 바깥에 김 중령의 흉상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지난 2014년에 제막식을 한 김 중령의 흉상은 활천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일일 찻집을 열어 모은 성금으로 설치됐다. 김 중령 고향의 동네 선후배와 옛 학교 동기동창생들이 그의 의로운 이름을 기억해 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역사회가 해야 할 일은 그의 참군인 정신을 현창하는 일이다. 짚어봐야 할 것은 김 중령의 흉상은 보훈시설로 등록돼 있지 않은 사실이다. 김해에는 한뫼 이윤재 선생의 비석 등 관련 시설물이 국가보훈시설에 이름을 올려 관리를 받고 있다. 김 중령의 흉상이 보훈시설이 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보훈 시설이 된다는 것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것을 국가가 인정하고 모두가 널리 받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껏 김 중령의 흉상은 그저 개인의 의로운 행동쯤으로 인식됐지만 이번 관심을 계기로 김 중령의 참 군인 정신을 널리 현창하는 일을 지역사회 모두가 나서서 해야 한다. 때마침 활천동이 지역구인 최동원 경남도의원이 김오랑 추모공원을 조성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김 중령의 흉상을 추모공원으로 이전 설치하고 현충시설로 등록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추모공원은 활천동의 근린공원을 활용해 명칭을 변경하면 추가 예산이 드는 것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최 의원과 지역사회에서 추진해 볼 만한 일이다.

현충시설로 등록하면 자라나는 아이들이 보훈 시설 견학을 와서 참 군인의 뜻을 이어받을 수 있다. 예산이 편성돼 지킴이가 시설 환경정비도 하고 체계적 관리를 받을 수 있다. 내년부터는 활천동 주민자치회가 김 중령을 추모하는 행사를 김해시 예산을 확보해 활발히 펼쳐 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영화의 힘에 잠깐 끓어오르는 관심이 아닌 진짜 추모는 그의 흉상을 더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도록 현충시설로 등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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