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2:07 (월)
정 주지마요 야옹이 - 박희익
정 주지마요 야옹이 - 박희익
  • 경남매일
  • 승인 2023.11.29 2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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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막 주위 돌아다니는 롯*과 똑같은 색깔
절름 거리며 왼쪽 눈도 실명 왼쪽 다리뼈 부러진 앞다리
장애 수고양이 불쌍해 가까이 하니 따른다
움막 근처에 나타 난지 한 해가 지나갔다
절뚝거리며 세 발로 돌아다니며 생활하고 있다
아침저녁 롯 사료 줄 시간이면 꼭 주위를 맴돌아
사료를 챙겨주는 것이 생활화되어 버렸다

언제부터인지 똑같이 생긴 형제 고양이 같이 
수놈 고양이 한 마리 데리고 왔다
함께 사료를 주니 두 마리 사이좋게 지내고
움막 주위를 돌아다니며 밥값을 한다

쥐 개구리 뱀 등을 잡아 간식도 하고 막 주위에
롯과 거리를 두고 왔다갔다하며
아침 산책을 하고 오면 어디에서 왔는지
문 앞에서 야옹거리며 밥 달라고 야단이다

3월 20일 산책 갔다 오니 야옹이 두 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불러도 대답이 없다 이상해 찾아다녀도 없어 이놈들 바람이 났나
한집 같이 지내는 블루베리 농장 주인이 급하게 찾으며 소리지른다
뛰어가니 장애 고양이가 담 밑에 상처를 입고 죽어있었다

기분이 좋지 않고 가슴이 울렁거린다
매일 오후에 막 앞을 백구 한 마리 끌고 지나가는 이주민이 있어 
종종 들리기도 하는데 이 사람 개 목줄을 잡지 않고 다녀간 후부터
고양이가 보이지 않으니 영 기분이 좋지 않아 백구가 물어 죽인 것이
틀림없어 일단 한 생명이 갔으니 장애 고양이 너무 불상해 사체를 수습 
대봉감나무 아래 구덩이 파고 수목장으로 잘 묻어 주었다

*롯: 반려견 이름
소나무

 

시인 약력

 

호: 幹谷(간곡)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한반도문학 자문, 벼리문학회 고문 
한국문협 우리말가꾸기 위원회 위원
한국문학인 대사전 등재
저저: 「박희익 시전집」,「돌아보지 마라」외 17권, 
수상: 한반도문학 문학상 대상 외 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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