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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와 유사한 세계언어 "왜 그럴까"
한국어와 유사한 세계언어 "왜 그럴까"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3.10.19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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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베트남·일본어 등 한자권
타밀어·튀르키예어·라후어 등
한국과 접점 없는 지역서 발견
인도 남부지역에서 쓰는 타밀어는 한국어와 유사 단어가 무려 400~500여 개에 달한다. 이 원인에 대해 일부 언어학자들은 한국어가 금관가야 시조인 김수로왕 왕비의 영향을 받았다는 가설을 주장했다.  / 네이버포스트 '잇찌의 교육정보'
인도 남부지역에서 쓰는 타밀어는 한국어와 유사 단어가 무려 400~500여 개에 달한다. 이 원인에 대해 일부 언어학자들은 한국어가 금관가야 시조인 김수로왕 왕비의 영향을 받았다는 가설을 주장했다. / 네이버포스트 '잇찌의 교육정보'

한국과 가까운 나라는 물론 접점이 없는 먼 나라까지 한국어와 비슷한 발음과 문법을 가진 나라가 많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 언어는 어떻게 한국어와 비슷한 언어가 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를 알아보자.

우선 한자권 나라들은 같은 한자를 쓰다 보니 서로 비슷한 어휘와 발음이 많다. 한자의 영향을 받은 언어는 한국어, 베트남어, 중국어, 광둥어, 티베트어, 미얀마어, 싱가포르어 등 무수히 많다. 이렇게 많은 나라에서 한자어를 쓴 이유는 강대국인 중국의 영향 때문이다. 중국은 과거에 넓은 영토를 다스리던 강대국이었으며 다문화 중심지였다.

이들 나라에서는 어머니, 아버지, 손, 발과 같은 많이 쓰는 어휘는 고유한 단어가 있었지만 정부(政府), 정책(政策), 기념(記念)과 같은 일상적이지 않은 단어는 중국어를 많이 썼다. 중국이 아닌 일본과 우리나라, 베트남 등에서도 60% 이상 어휘가 중국어라고 하니 그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한 유튜브 채널(션 파블로 Sean Pablo)에서 올린 한국어, 중국어, 베트남어, 일본어 어휘의 유사성을 설명하는 영상(제목: 한자권의 나라의 언어는 얼마나 유사할까?)이 화제가 됐다. 이 영상에는 네 나라 사람들이 정치(政治), 정책(政策), 기념(記念), 전기(電氣), 악몽(惡夢), 예상(豫想), 습관(習慣) 등의 어휘를 발음했는데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

한국과 관련 없는 문화권서 유사성 발견

신기한 점은 한국어와 접점이 없는 먼 나라의 언어가 한국어와 유사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타밀어, 튀르키예어, 라후어가 있다. 또 다른 유튜브 채널 '놀란연구소'가 올린 영상 '한국어와 소름 돋게 닮은 언어의 비밀'에서 그 내용을 일부 가져왔다.

우선, 타밀어는 인도의 타밀나두 근방에서 사용되는 드라비다어족에 속하는 언어다. 인도 밖에서는 싱가포르와 스리랑카에서 공용어 중 하나로 쓰이고 있다. 사용언어가 무려 1000만 명에 달한다.

이 언어는 한국어와 발음이 유사한 유사 단어가 무려 400~500여 개에 달한다. 한국어의 엄마, 아빠, 나, 언니, 아프다, 할아버지, 메뚜기 등의 발음도 비슷하다.

특히 신기한 것은 한국어의 놀이는 '노리'로 발음되며 민속놀이인 제기놀이 윷놀이 팽이놀이가 각각 타밀어로 발음도 유사하고 놀이의 형태까지 완전히 똑같다. 이 두 언어의 유사성을 두고 언어학자들은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는 못하고 있지만, 가장 신뢰받는 연구 중 하나는 금관가야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왕비의 영향을 받았다는 가설이다. 왕비 허황후가 인도 출신으로 타밀어를 썼고, 이에 따라 경상도 언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한국어와 유사한 언어는 튀르키예어로 주로 중앙아시아 국가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쓴다. 튀르키예어는 실제로 한국어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그래서 튀르키예어는 한국인이 배우기에 비교적 쉽다고 한다. 우선 튀르키예어는 한국어와 비슷한 어순과 문법을 가지고 있다. 부뚜막은 무트팍, 만두는 만트, 인간은 인산, 닭은 타오, 두루미는 투르나 등으로 발음된다. 이런 언어의 유사성으로 한민족과 튀르키예 민족들 사이의 뿌리가 동일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으나 정확한 근거가 없어 그저 추측으로만 남았다.

셋째, 라후어는 중미얀마 태국 라오스 등지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인 하우족의 언어다. 문법이 간단해서 다른 산지 소수민족 사이의 공통어로 쓴다. 아무리 문법이 간단해도 한국어와 유사성은 어떻게 발견된 걸까? 서울대학교 이현복 교수는 라후어의 문장 구조를 연구하며 한국어와의 유사점에 주목하게 됐다. △어순이 한국어와 완벽하게 일치 △다른 외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ㅓ' 'ㅐ' 발음이 있다 △조사를 활용하며 주어의 생략이 빈번해 동사로도 문장이 가능하다.

아직 두 언어 사이의 연관성은 밝혀진 것이 없으며 계속 연구가 필요하다. 추측에 따르면 라후족이 고구려 유민이었다는 설도 있다. 라후족을 대상으로 하는 한글 보급 운동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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