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저문 진양호는 산그늘
검게 품고 긴 잠을 청하는데
붉게 물던 노을빛이 호수에
드리우며
무지개빛 이불되어 춤을 춘다
이 평화로운 꿈을 깨우는 놈
수달 두 마리
노을이 수줍은듯 일렁거린다
산이 작아졌다 커졌다
수달에게 휘둘린다
오늘밤 잠은 쉽게 오지 않으리
산도, 물도, 쏟아지는 별들도
온통 뒤섞어 잉어랑
숨바꼭질 하는 밤
하현달이 졸리는듯 눈을
비빈다
깜깜한 호수에
은은한 달빛은 수달의
자장가가 되어
수달의 긴 속눈썹을
쓸어내린다
시인 (주부·진주시 남강로 한주파크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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