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국가 가야의 역사적 가치를 보여주는 가야고분군이 지난 1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회의에서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 목록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한국 16번째 세계 유산이다.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에 걸쳐 경남 김해 대성동·함안 말이산·창녕 교동과 송현동·고성 송학동·합천 옥전과 경북 고령 지산동, 전북 남원 유곡리에 존재했던 고분군 7곳을 하나로 묶은 연속 유산이다.
지금까지 가야 고분군의 가치는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 가야역사의 실체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실제 가야는 강력한 중앙집권화를 이룬 주변 다른 동아시아 국가와 공존하면서도, 정치적으로 연맹 체계를 유지했던 독특한 동아시아 고대 문명을 잘 보여줬다. 이런 증거가 이번에 세계유산이 된 가야 고분군이다. 가야는 기원 전후부터 562년까지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작은 나라의 총칭으로 금관·아라·대가야 등이 잘 알려져 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전 세계적으로 가야 문명의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며 "앞으로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세계 유산적 가치 보존과 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태용 김해시장과 이상근 고성군수는 "고분군이 상징하는 금관가야(김해)와 소가야(고성)의 찬란한 역사가 훼손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보전 관리에 노력하겠다"고 각각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 세계 유산으로 7개의 가야고분군이 한꺼번에 등재됐기 때문에 이 유산을 하나로 묶어서 통합 관리하는 기구가 조속히 설립돼야 한다. 세계 속에 가야 고분군의 가치를 알리려는 지자체 간 경쟁보다는 서로 협력해서 명실공히 세계 유산으로 가야 고분군을 제자리에 올려야 한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반드시 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