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2:54 (월)
"미래산업 대응 위한 한 수 앞선 변화가 성공 지름길 될 것"
"미래산업 대응 위한 한 수 앞선 변화가 성공 지름길 될 것"
  • 박슬옹 기자
  • 승인 2022.10.23 2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73차 김해경제포럼
강사 정지훈 디지스트 교수
주제 `디지털 전환의 전망`
세계 IT기술 흐름ㆍ미래 전망
스마트폰 사이클 막바지로
코로나19 디지털화 앞당겨
"다가올 AIㆍ메타버스 대비"
지난 21일 오전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5층에서 열린 `제173차 김해경제포럼`에서 정지훈 교수가 `디지털 전환의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5층에서 열린 `제173차 김해경제포럼`에서 정지훈 교수가 `디지털 전환의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저는 역사를 중시합니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인간은 수많은 역사를 알고 있음에도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잘 알고 상황을 인지해 미래를 대응하는 사람들만이 업계를 주도하고 새로운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정지훈 디지스트 교수는 지난 21일 오전 7시 30분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제173차 김해경제포럼을 통해 `디지털 전환의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날 강연은 홍태용 김해시장, 박삼재 김해시 농협은행 지부장, 홍성옥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 원장, 정창훈 경남매일 대표이사 등 김해지역의 기업 임직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정지훈 교수는 한양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 석사,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의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으며 관동의대 명지병원 IT융합 연구소장, 경희사이버대학 교수 등을 역임했다.

정 교수는 주전공인 의학을 넘어 IT 영역까지 범위를 확장해 심도 깊은 지식으로 탁월한 비즈니스 능력과 미래 전략에도 조예가 깊어 다양한 분야의 융합 전문가이자 미래 전략가로 불리고 있다.

이날 정 교수는 세계 IT기술의 흐름과 사이클의 수명과 발전 과정에 대해 알아보고 앞으로 닥칠 AIㆍ메타버스 시장의 미래를 예견하는 강연을 진행했다.

IT 역사의 시작 PCㆍ인터넷

정 교수는 앞으로의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과거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IT업계가 지나왔던 역사를 재조명했다. 그는 "새롭게 다가올 신규 산업의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그 분야가 거쳐왔던 거대한 사이클을 읽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IT업계의 시초이자 첫 번째 사이클로 불리는 PC의 등장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IT 역사의 시작은 컴퓨터의 등장과 맞물려있다. 1970년대 최초로 등장한 컴퓨터는 사실 처음에는 일반 대중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1980년대 말 일반인들에게도 PC가 대량 공급되기 시작하며 PC 대중화가 시작됐고, 이전에 없던 디지털(Digital)의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IT업계의 첫 번째 사이클인 PCㆍ윈도우ㆍ인터넷 시대의 시발점이 된 것이다.

처음 PC가 공급됐을 때는 이것을 가지고 무엇을 할까 하는 문제에 직면했었다. 초기 PC는 어려운 명령어를 입력해야 사용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우 95`을 등장시키며 누구나 마우스로 클릭만 할 수 있다면 PC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후 컴퓨터의 보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기업들의 생산성이 급격히 성장하게 됐다.

이것이 정 교수가 이야기하는 IT업계의 첫 번째 사이클의 시작이다. 한동안 IT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그 반도체 부품을 제조하는 인텔이 10년 이상 주도하게 된다. 이후 구글ㆍ네이버와 같은 혁신적인 기업들이 등장해 인터넷 시장은 점점 확장돼 갔고 이에 힘입어 PC와 인터넷이라는 첫 번째 사이클은 지난 2007년까지 이어져갔다고 말했다.

두 번째 사이클- 스마트폰과 SNS

정 교수는 이어 두 번째 사이클인 스마트폰ㆍSNS에 대해 설명을 이어 나갔다. 스마트폰 시장의 시작을 알린 것은 애플의 아이폰이다. 사실 스마트폰도 PC와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7년 발매 당시 휴대폰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던 노키아와 2ㆍ3위를 다투며 경쟁하던 모토로라, 에릭슨 그리고 아시아 기업인 소니, 삼성, 엘지가 그 뒤를 잇고 있었다. 당시 휴대폰 시장을 선도하던 이 기업들은 스마트폰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한국의 경우도 스마트폰이 도입된 것이 2009년 11월이었다. 그 당시 이 기업들은 대부분 `잠깐 두고 보자`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그들의 생각보다 더 빠르게 확장해가기 시작했다.

정지훈 디지스트 교수.
정지훈 디지스트 교수.

당시 한국에서는 삼성이 그래도 비교적 빠르게 스마트폰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LG는 삼성보다 6개월가량 늦게 뛰어들었다. 그러나 지금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보게 되면 그 6개월의 간격이 만들어낸 차이는 극명했다. 두 번째 사이클로 넘어오게 되면서 변화의 속도가 전과는 다르게 굉장히 빨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는 휴대폰 제조업체만이 겪는 문제가 아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등에 업고 최고의 반도체 회사로 이름을 날렸던 인텔은 PC에만 집중하고 있었으며 모바일 시장에는 큰 힘을 쓰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게 되자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반도체 제조사인 퀄컴(Qualcomm)에 IT업계 최고 시장점유율이라는 타이틀을 내주게 된다. 하지만 퀄컴의 천하도 그렇게 오래가지는 못했다. 애플과 삼성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에서 자신들이 주체적으로 반도체를 만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이렇듯 새로운 사이클이 등장했을 때의 시장의 변화 속도는 분야 최고의 기업들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릅니다. 언제 어디서나 새로운 기업들이 등장해 파격적이고 신선한 시스템을 제시할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도 이렇게 빠른 속도에 적응하고 어쩌면 더 빨라지는 속도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은 이제 대중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그 안에서 애플리케이션의 발전으로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는 물론이고 페이스북ㆍ트위터ㆍ인스타그램 같은 SNS라는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유튜브ㆍ틱톡ㆍ넷플릭스와 같은 새로운 인프라들이 하나씩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정 교수는 스마트폰이 중심이 된 두 번째 사이클도 얼마 남지 않았으며, 지난 5년과 같은 거대 성공 사례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앞으로 다가온 AIㆍ메타버스

정 교수는 마지막으로 앞으로 올 미래 사이클에 대해 예측했다. 그는 "테크놀로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음 사이클로 어떤 산업이 주력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클이 언제쯤 우리 눈앞으로 올지는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메타버스 산업이 대중화가 되기 위해 필요한 기기의 3가지 조건에 대해 이야기했다.

첫 번째는 대중적인 가격대 형성이다. 신 기술이 도입된 제품이 일반 대중들의 기준에서 합리적으로 구매 가능한 가격 형성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VR기기들의 형성 가격대를 봤을 때 이 조건은 이미 충족했다고 보고 있다.

두 번째는 사이즈와 무게이다. 스마트폰이 최초로 등장했을 때 이전에 사용하던 휴대폰보다는 무게와 크기가 더 컸지만 그래도 일상생활에 충분히 사용 가능한 수준이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VR기기들도 100∼150g 정도의 경량화와 스키 고글 정도의 크기로 나온다면 대중적으로 쓰이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 번째는 충전 시스템의 현실화이다. 현재 VR기기들은 충전 시 최대 2시간 정도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이 부분은 더 발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의 사용 시간을 가진다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 교수는 이 기술들이 모두 충족된 제품이 나오게 된다면 아이폰처럼 우리 삶의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주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덧붙여 새로운 세 번째 사이클이 코로나19로 인해 기존의 예측보다 더 빠르게 다가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프로그램들이 급증하며 이미 우리는 메타버스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됐다. 사실상 강제적으로 소비자의 행동이 메타버스화 돼 버린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중들의 기술 수용성이 높아져 새로운 사이클에 적응하는데 엄청나게 빠른 속도를 보이게 된다. 자연스레 예상보다 더 빠르게 세 번째 사이클인 AI와 메타버스가 우리를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제는 모두가 크게 변화하는 세상에 좀 더 진취적이고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제는 버츄얼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질 것이며 건축 양식들도 집에서 업무를 볼 수 있게끔 바뀌는 등 의식주의 개념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변화의 폭은 더 빠르고 가파를 것이며 새로운 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변화를 예측해 한 수 앞서 나갈 수 있는 투자를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