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23:42 (일)
산외리  - 문 인 선
산외리  - 문 인 선
  • 문인선
  • 승인 2022.10.17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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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온하고 작은 동네 산외리
따가운 햇살은 가을을 만들기 위해
감나무에만 매달렸을까
주홍빛 영롱한 빛깔이 눈부시네

문을 꼭꼭 잠그고 사는 사람들은
시골 인심을 모르네
감나무 가지들이 옆집으로 또는 뒷집으로
월장을 하여도
탓하는 이 없네
잘 익은 주홍 감을 손에 쥔 채
골목길에 마실 나온 연약한 저 감 가지
큰 막대 들고 골목쟁이 지나가도
두려워 않네
망태 멘 할아버지 지날 때는
인사까지 하네
갑자기
담 너머로 한가하게 가지 뻗치고 있던 감나무
저 푸른 심줄이 튀어 오르도록
제 가지에 매달린 감 알을
힘주어 움켜쥐네
저 붉게 흥분된 얼굴 좀 보아

내가 그 앞을 지나가고 있었네


필자가 어렸을 때는 시골집 감나무 감을 따면 온 동네 두루두루 나눠 먹고 대문도 없는 집이 많았지. 지금도 시골 고향 사람들은 그러고 살까? 대문을 꼭꼭 닫고 사는 도회 인심 하곤 다르게 여전히 그랬으면 좋겠다. 감이 익는 계절이다. 고향 풍경이 그립다. 

 

 

시인 약력

- 시인ㆍ시낭송가
- 문학평론가
- 경성대 시창작아카데미 교수
- 교육청연수원 강사
- 전 평화방송목요시 담당
- 한국문협중앙위원
- 시집 `천리향` `애인이 생겼다` 외 다수ㆍ동인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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