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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없는 야구선수 “이 겨울 더 춥다”
갈 곳 없는 야구선수 “이 겨울 더 춥다”
  • 연합뉴스
  • 승인 2016.11.3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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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명 보류선수 제외 안지만 해외원정도박 이태양 승부조작 가담
  매년 11월 30일은 프로야구에 찬바람이 부는 날이다.

 ‘다음 해에도 우리 팀에서 뛴다’는 걸 의미하는 보류선수 명단 공시일인데, 여기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는 곧 방출을 의미한다.

 올해는 모두 54명의 선수가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는데, 이중 국가대표 출신인 투수 안지만(33)ㆍ이태양(23)의 이름이 눈에 띈다.

 안지만은 해외 원정도박과 불법도박 사이트 개설에 돈을 보탠 혐의를 받고 있고, 이태양은 승부조작에 가담해 1심 판결까지 받았다.

 올해 KBO리그는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시즌 누적 관중 800만 명을 돌파하며 양적인 면에서 확실한 성과를 얻었지만,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승부조작, 가담하면 야구공 놓는다

 이태양이 승부조작에 개입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는 게 알려진 건 지난 7월 20일.

 4년 전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된 박현준ㆍ김성현의 사례가 프로 선수들에게 전혀 경종을 울리지 못했다는 게 입증된 순간이다.

 이태양은 모두 4경기에서 브로커와 짠 대로 일부러 볼넷을 내주는 방식으로 경기를 조작하고서 2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8월 열린 재판에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천만 원을 선고받았고, 법정에서 “죄송하다”며 뒤늦은 후회를 했다.

 KBO로부터 참가활동 정지 징계를 받은 이태양은 최종 형이 확정되면 지난 2012년 박현준ㆍ김성현처럼 영구 실격 처분이 유력하다.

 한국야구를 대표할 잠수함 투수가 범죄자로 그라운드를 떠나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승부조작 가담 혐의자 문우람(국군체육부대ㆍ구속)과 이성민(롯데 자이언츠) 역시 이태양과 유사한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금 7억 원을 받았던 유망주 유창식(KIA 타이거즈)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

 유창식은 KBO가 정한 ‘자진 신고 기간’에 승부조작 가담을 실토했고, 리그 차원의 영구 실격은 면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수년으로 예상되는 자격정지는 피하기 힘들고, 돌아온다 해도 구단에서 받아줄지 미지수다.

 ◇KBO 통산 홀드 1위 안지만도 범죄자 추락

 안지만은 지난 2014년 시즌이 끝난 뒤 4년 총액 65억 원에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을 체결해 역대 불펜투수 최고액을 경신했다.

 ‘삼성 왕조’의 핵심 선수로 활약한 안지만은 국가대표로도 활약했고, 통산 177홀드로 KBO리그 최다 홀드 기록까지 보유했다.

 하지만 불법 원정도박에 연루되면서 안지만의 추락이 시작됐다.

 지난 2015시즌 막판 안지만과 윤성환(이상 삼성), 임창용(KIA),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마카오에서 원정도박을 했다는 게 드러났다.

 경찰 수사가 늦어지면서 윤성환과 안지만은 올해 프로야구 엔트리에 포함돼 경기에 출전했고, 그 가운데서도 안지만은 부진한 모습을 보여 지난 7월 19일 1군에서 제외됐다.

 그러다 안지만은 해외 원정도박 외에도 국내 인터넷 도박과 불법도박 사이트 자금 지원 혐의가 새롭게 드러났고, 삼성은 곧바로 안지만과 계약을 해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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