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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뼘 책보기> ‘일본 도자기의 신’
<한 뼘 책보기> ‘일본 도자기의 신’
  • 정창훈 기자
  • 승인 2016.05.25 2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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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도업사 빛낸 韓 사기장 얘기 공헌ㆍ생애 등 다뤄
▲ ‘일본 도자기의 신’ 책 표지.
 일본 아라타의 지방공무원이었던 구로카마 슈텐도는 2016년 아리타요 창업 400주년을 기념해 ‘일본 도자기의 신’, 이삼평의 공헌과 한 많은 생애를 일본 국민들에게 알리고자 자진해 직장을 그만두고 ‘일본 도자기의 신’을 출판했다.

 일본이 우리 민족의 도자기를 많이 수탈해 가서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그것도 모자라 김해, 삼량진, 울산, 웅천, 남원, 함안, 구례, 강진, 의령, 창원 등 전국에 있는 도자기 가마소에서 사기장들을 닥치는 대로 납치해서 일본 근대화의 초석으로 삼았다.

 1591년 조선왕조는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대립과 반목으로 조정은 혼란스러웠고 일본에 조선침략의 빌미를 제공했다. 일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을 평정한 뒤 명나라에 인사와 공납을 하려고 조선에 명나라로 가는 길을 열어 달라고 했는데 조선이 거절했다. 그래서 전쟁이 시작됐다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궤변에도 대처할 수 없는 힘없는 조선의 운명의 짐은 고스란히 백성이 몫이었다.

 일본군이 조선 땅에서 저지른 온갖 수탈과 만행은 잔혹함 이상이었다. 도요토미가 숨을 거둔 1598년에 전쟁은 끝났지만 일본군이 짓밟고 살육한 7년 동안 이삼평에게도 어이없이 살해당한 아버지와 동생, 이를 비관하다 죽은 어머니 그리고 납치돼 소식이 끊어진 형 규일과 누나 이랑이 있었다.

 도요토미라는 한 위정자의 야망에 희생된 이삼평은 1616년 아리타에서 백자 광맥을 발견하고 도자기를 굽기 시작했고 일본 도업사에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

 이삼평은 일본으로 납치된 지가 400년이 훨씬 넘었다. 그러나 임란 후 조국인 조선으로 올 기회가 있었지만 오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도 가져본다.

 정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동인과 서인으로 나누어 패거리 싸움만 하는 나라, 정치하는 사람이 백성을 무시하는 나라, 기술 인력을 천시하고 공직만 선호하는 나라, 이런 나라의 운명은 어찌 된다는 것을 사기장 이삼평은 그의 한 많은 삶으로 대변하고 있다.

 구로카미 슈텐도 지음, 지식과 감성.439쪽. 1만 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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