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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청 LH, 부채 상황 개선 더 힘써야
개청 LH, 부채 상황 개선 더 힘써야
  • 경남매일
  • 승인 2015.06.3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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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대 공기업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어제 진주혁신도시 신사옥에서 개청식을 갖고 본격적인 진주시대를 열었다. 사업비 3천130억 원을 투입한 LH 신사옥은 지난 2012년 12월 착공, 9만 7천165㎡ 터에 연면적 13만 5천893㎡, 지하 2층 지상 20층 규모로 지난 3월 사옥을 완공하고 5월부터 이전을 시작해 직원 1천423명이 업무에 들어가면서 혁신도시뿐만 아니라 서부경남의 랜드마크가 됐다. 태양광 발전,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연채광, 옥상 녹화 등 친환경시설을 도입한 에너지 효율ㆍ친환경 건축물 1등급의 최첨단 지능형 건물이다.

 LH가 경남으로 이사를 마무리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이웃에 누가 이사를 와도 집을 잘 지었는지가 궁금하고 잘사는지 못사는지 경제력도 관심사이듯 하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공기업이 이사를 온다는 데 청사 규모만 볼 수는 없다. LH 살림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한국주택공사가 통합해 출범한 LH는 규모만큼 부채도 많아 ‘부채 공룡’이라는 오명을 달고 다녔다. 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7조 2천억 원의 금융부채를 줄인 이후 올해 들어 3조 1천억 원을 줄이는 등 부채 감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3년 말 105조 7천억 원에 달했던 LH 금융부채는 올 들어 95조 3천800억 원(5월 21일 기준)으로 감소, 금융부채 감축액이 10조 원을 돌파한 것은 한숨 돌릴만하다.

 이 같은 부채 감축 성과에 대해 LH는 ‘부채시계’로 대표되는 이재영 사장의 리더십을 꼽고 있다. 일단위로 LH부채현황을 공개하는 시스템인 ‘부채시계’는 이 사장이 뉴욕 맨하탄의 국가 부채시계를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하니 이 사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LH는 부채감축을 위해 우선 총력판매체제를 구축하고 판매경영계약 체결과 강력한 판매목표관리제 시행을 체계화하면서 수입을 극대화했고 이를 통해 지난해 최대 판매실적(27조 2천억 원)을 거둔데 이어 올해도 5월 마지막 주 기준으로 9조 6천억 원의 실적을 올리는 성과를 냈다고 한다.

 이 같은 LH의 자구노력은 해외신용평가기관의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져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 S&P, 피치 등이 일제히 LH의 신용등급을 우리나라 정부와 동일한 수준으로 올렸다. 무디스가 지난 4월 LH의 신용등급 전망을 대한민국 국가등급전망에 맞춰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한 일은 진주 이전을 앞두고 반가운 소식이었다.

 2009년 출범 후 매년 평균 7조 6천억 원씩 늘어나던 부채를 줄여 지난해에만 14조 8천억 원을 감축한 LH의 성과는 대단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LH공사의 부채감축은 가지고 있는 자산을 급히 팔아 부채를 해소하고, 사업비 투입 시기를 미룬 것에 불과한 내실 없는 감축일 뿐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LH가 부담해야 하는 공공임대사업인 208개 사업(3조 8천841억 원)이 대부분 시기가 미뤄진 상황이고 이는 LH가 부채감축이라는 숫자를 맞추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특히 공사 본연의 업무인 공공임대사업과 관련해 부채를 감축하겠다는 명목 아래 은근슬쩍 임대주택 계획을 축소하는 것은 허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LH가 줄였다는 부채 10조 원은 사실 토지나 건물 등을 매각해 마련한 자금과 신도시ㆍ택지 개발 등에서 거둔 이익금이 투입된 결과물이라는 주장과 부채감축에 쓰인 돈은 LH 본연의 목적인 공공임대주택사업에 투입됐어야 할 자금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 같은 부정적인 지적을 만회하는 일이 진주시대를 여는 LH의 첫 과제로 보인다.

 아울러 LH는 부채감축을 포함해 기관 전반에 만연한 방만 경영 개선을 위해 노사 합의를 바탕으로 직원들의 자녀 학자금 지원과 휴직급여 등을 대폭 축소한다고 밝힌 바 있었다. 2010년과 비교해 임원들의 복리후생비가 15.8%(14만 원)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정규직 직원들의 복리후생비는 같은 기간 오히려 53.9%(144만 원)나 올렸다. LH의 복리후생비는 임원들의 경우 2010년 89만 원에서 2014년 75만 원으로 줄었다. 다만 정규직 직원들은 같은 기간 267만 원에서 411만 원으로 2배가 늘어났다. 방만 경영을 개선하는 추가적인 자구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진주 신사옥 개청식에서 이재영 사장은 “우리 LH는 새롭게 둥지를 튼 진주혁신도시를 국가 균형발전 상징모델로 발전시키고 ‘천 년의 희망 진주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또 “50년간의 경험과 노하우, 전문성을 토대로 진주를 부동산과 관련한 모든 정보가 집약되는 대한민국 부동산ㆍ주거복지 종합서비스 메카로 조성할 계획”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LH 진주 신사옥 이전이 서부경남, 나아가 경남을 혁신하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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