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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만든 창원SK병원
위기를 기회로 만든 창원SK병원
  • 경남매일
  • 승인 2015.06.2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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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사태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으며 어려움에 처한 이들이 늘고 있다. 이 가운데 직격탄을 맞은 곳이 병원이다. 특히 메르스 의심환자나 확진자가 나온 병원은 더더욱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런 어려운 와중에 메르스 때문에 특정병원이 출입금지 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40대가 불구속 입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40대는 지난 12일 통영시 한 조선소에서 직원 가운데 메르스 의심환자가 발생하자 ‘사내 일부 부서를 폐쇄한다’는 내부게시망에 올린 글을 조작해 네이버 동호회 밴드에 퍼트린 혐의를 받고 있다. ‘외업과 4층 출입금지, 건강관리실 폐쇄’란 문구를 ‘○○○병원 4층 출입금지, 건강관리실 폐쇄’로 바꿔 동호회 밴드에 올려 여러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로 유출했다고 하니 장난이 도를 넘었다고 봐야겠다. 피해를 당한 해당 병원장이 오죽하면 유포자를 잡아달라며 경찰에 진정서를 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장난이 범죄로 변질된 허위사실 유포가 가뜩이나 어려운 병원들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지만 반가운 소식도 있다. 경남에서 유일하게 메르스 확진자가 나온 창원SK병원이 폐쇄된 지 14일 만에 다시 문을 연 것이다.

 지난 10일 창원SK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115번째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자 보건복지부는 환자가 입원했던 병실을 비롯해 3개 층만 폐쇄하고 외래진료는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병원은 9층짜리 병원 전체를 폐쇄한다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창원시가 메르스 확산을 막으려고 병원 측에 전체 폐쇄를 제의하자 박웅 병원장이 선뜻 동의했다고 한다. 박 병원장은 “우리 병원 때문에 메르스가 확산되면 전체 시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 나와, 병원이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각오로 병원을 폐쇄했다고 한다.

 안상수 창원시장이 병원을 찾아 박 원장 등 의료진과 직원들에게 꽃다발을 직접 전달하고 “박 원장을 비롯한 의료진은 창원시를 지켜낸 영웅들”이라며 치켜세운 것은 창원시민을 위해 병원이 자진해서 손해를 감수한 결단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다. 박 시장은 이날 “2주간 격리를 감수하고 시민들을 위해 희생한 병원 직원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병원이 빨리 정상화되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10월 개원해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려야 할 때 ‘메르스 악재’를 만난 창원SK병원은 지역사회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병원을 반석 위에 올리는 결단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창원SK병원의 지혜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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