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0:57 (월)
5월은 무상급식 해결 골든타임
5월은 무상급식 해결 골든타임
  • 김명일 기자
  • 승인 2015.05.14 1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명일 문화ㆍ체육부장
 경남은 공멸(共滅)하고 있다. 340만 명이 탑승한 ‘경남 호(號)’가 침몰하고 있는 느낌이다. ‘무상급식’이라는 어뢰를 맞고 선장과 항해사, 승무원과 승객이 좌현과 우현으로 나눠 책임 공방을 벌이는 형세다. 어뢰를 맞은 선실 아래쪽에서는 서서히 물이 차올라 배가 한쪽으로 기울고 있다. 침몰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선장과 항해사, 승무원과 승객이 지혜를 모아 물구멍을 막고 자기 위치에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며 배가 중심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서로 도와야 한다. 그러나 한배를 탄 사람들은 서로 ‘네 탓’을 하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불법정치자금수수’라는 회오리바람을 만났다.

 각 분야마다 골든타임이 있다.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시간대를 ‘골든타임’이라 부른다. 광고계에서는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TV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를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세월호 사건 이후 ‘골든타임’은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안전한 대피시간으로 우리 사회 구성원에 강하게 인식됐다. 5월에는 어버이날이 있다. 부모가 돌아가시기 전에 효도하는 것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일일 것이다. 이처럼 분야마다 절대 놓치지 말아야할 ‘골든타임’의 중요성은 아직 발할 수 없다. 그런데 경남은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다.

 무상급식을 놓고 치고받고 싸우는 경남도와 교육청을 보면 침몰하고 있는 세월호처럼 느껴진다. 도와 도교육청의 갈등으로 빚어진 경남 학교 무상급식 문제 해결의 골든타임은 언제일까. 학교가 개학하기 이전인 1월부터 3월까지가 골든타임이었을 것이다. 개학 이전에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경남도와 도교육청은 본업에 들어갔어야 했다. 도는 국가산단 지정 이후의 후속조치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내 투자유치, 지자체와 함께 벌이는 사업 등 타시도와 경쟁해야 할 산적한 문제들이 있을 것이다. 도교육청은 경남형혁신학교인 행복학교, 교육본질회복, 교사업무경감, 고교배정방식홍보 등 산적한 현안이 있다.

 무상급식 갈등으로 도민은 지쳤다. 벌써 7개월째 도와 교육청이 다투고 있다. 4월부터는 경남 학교 급식이 유상으로 전환됐다. 이때부터 학부모의 아우성도 본격화 됐다. 학부모들은 생업을 제쳐두고 거리에 뛰쳐나와 피켓을 들고 목이 터져라 ’유상급식‘ 반대를 외치고 있다. 아이들의 도시락을 싸는 학부모도 늘고 있다. 4월 초 1일 200여 명에서 4월 30일에는 1일 600여 명이 학교 급식을 반대하고 도시락을 먹었다. 학생들이 소풍을 마다하고 교육청에 찾아와 무상급식 중단 과정이 민주적이지 못했다고 했다. 무상급식이 중단되는 과정이 민주주의 소중한 가치인 소통이 없었다고 했다. 학생들은 도와 교육주체의 소통을 주문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도 있다. 어버이날도 있다. 스승의 날도 이달에 있다. 부모는 자녀를 자녀는 부모를 생각하는 달이다. 제자는 스승을 생각하는 달이다. 급식 대상인 학생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달이다. 자신의 위치에서 이 모두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달이다. 그래서 5월은 무상급식 문제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최종 골든타임이라 생각된다. 판단에 따라서는 이미 골든타임이 지났을 수도 있다. 더 늦어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아무리 좋은 협상안이 나온다 하더라도 이미 너무 큰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더 지체하면 경남은 공멸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