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3:17 (월)
김해 수불사업 찬반 여론 궁금하다
김해 수불사업 찬반 여론 궁금하다
  • 박세진 기자
  • 승인 2015.05.06 22: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세진 사회부장
 김해가 시끄럽다. 충치 예방을 위해 김해시가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하는 것을 두고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어서다.

 반대 측은 안전성 논란이 있는 불소를 수돗물에 타는 바람에 이를 원치 않는 시민들조차 거부할 수단이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또 김해 삼계와 명동 2개 정수장의 지난 16개월간 투입된 불소 농도를 조사한 결과 농도 조절에 실패했다며 충치 예방 효과면에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찬성 측은 적정 농도의 불소 투입에 따른 충치 예방 효과가 세계적으로도 검증받고 있고 비용 대비 편익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시책이라며 김해시의 불소 투입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양쪽의 입장과 논거가 너무 팽팽해 취재 일선에 있는 기자조차 어느 쪽의 주장이 옳은지 정말 모르겠다. 한 번 걸러진 보도를 접하는 시민들의 혼란은 더욱 크리라 짐작된다.

 해묵은 논란을 해소할 마땅한 방안이 없어 답답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느 한쪽은 분명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론자들의 주장처럼 소량씩 인체에 쌓인 불소가 신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시기가 올 수도 있고 찬성론자들의 말처럼 적정 농도는 인체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고 오히려 충치 예방에 효과적일 수도 있다.

 김해시가 불소 첨가를 한 것은 지난 1999년. 이미 15년 전 시작된 사업이다. 아직까지 김해지역에서 수돗물에 첨가한 불소 때문에 이상현상이 나타났다는 보고는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고 마냥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자신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김해시의 불소 논란을 보면서 한때 한국사회를 뒤흔들었던 광우병 사태가 떠오른다.

 2008년 이명박 정권 때 미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 당시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 수입방침을 발표하면서 촉발된 광우병 사태는 촛불 집회로까지 이어지며 당시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초식동물인 소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동물성 사료를 먹임으로써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 광우병은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전염성을 갖고 있는데 영국에서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한 사례가 있어 미국산 소 수입이 엄청난 반발에 부딪혔다.

 더욱이 광우병 바이러스가 살코기보다는 뼈나 내장에 많다는 보고는 뼈를 식재료로 하거나 뼈에 붙은 고기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식생활 문화와 맞물리면서 반대여론에 기름을 붓는 꼴이었다.

 그러나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된 이후에도 우리나라에서는 한 건의 광우병도 발생하지 않았다. 앞으로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광우병에 대한 우려가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게 지금의 보편적인 인식이다.

 광우병 사태는 국제관계에 의한 외교 측면에서 촉발된 사태였지만 지금 김해시의 불소 논란은 광우병 사태에서 미국처럼 불소 첨가를 강제하는 상대방이 없기 때문에 다를 수 있다.

 또 미국산 소고기 수입은 이를 개방하더라도 원치 않는다면 먹지 않을 수 있지만 수돗물 불소 첨가는 선택적이지 않아 분명 다르다. 다만, 인체 유해성 우려에 비해 아직 피해자 없다는 면에서 이 둘은 닮았다.

 각설하고 수불사업의 경우 양쪽의 논거가 팽팽한 만큼 조금 냉각기를 가졌으면 어떨까 한다. 우리 사회에서 진정한 여론을 거스를 만큼 배짱 있는 정치인이나 행정이 있을 수 없다.

 반대 측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이 사업을 중단했으면 하는 바람이겠지만 지난 세월 동안 불소로 인해 건강에 이상이 생긴 시민이 없는 만큼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서로의 입장을 시민들에게 전파한 뒤 진정한 여론의 심판을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