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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씨 일가 검거에 명예 걸어야
유병언 씨 일가 검거에 명예 걸어야
  • 연합뉴스
  • 승인 2014.05.2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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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 부자를 붙잡으려고 지난 21일 경기 안성의 금수원에 진입해 압수수색을 벌였으나 검거에 실패했다. 축구장 30개 크기의 금수원을 8시간가량 뒤진 검찰은 종이상자 8개 분량의 압수물만 손에 쥐고 나왔다고 한다. 검찰은 19일에는 금수원 인근 호미영농조합에 유씨 부자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했지만 허탕을 쳤고 13일에는 유씨의 장남 대균씨의 자택 등에 수사관을 보내 강제구인에 나섰으나 역시 결과는 빈손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한달을 훌쩍 넘도록 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해 꼭 조사해야 할 유씨 일가를 붙잡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고 한심하다.

 유씨가 금수원을 벌써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이뤄진 압수수색의 실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가 최근 금수원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이지만 얼마 전까지 머문 만큼 도피 여부를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추적에 필요한 단서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수사상 필요한 부분이 있기는 하겠지만 계속 뒷북을 치며 검거에 실패한 데 대한 해명으로는 궁색해 보인다. 유씨가 빠져나가기 전에 검찰이 금수원에 진입했다가 신도들과의 충돌 등 불상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할 수 밖에 없었던 점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너무 안이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유씨를 잡을 기회를 번번이 놓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기도 하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수사가 개시된 이후 유씨 일가는 조사를 피하며 철저하게 공권력을 우롱해왔다. 유씨는 검찰 소환은 물론 지난 20일 법원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의 장남 대균씨도 출석 통보에 불응한 채 잠적해 A급 지명수배가 내려졌고 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차남 혁기씨도 세차례에 걸친 출석통보에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이런 유씨 일가의 행태는 세월호 참사로 고통받는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검찰이 조직의 명예를 걸고 유씨 일가의 조속한 검거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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