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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개조, 말로만 그쳐선 안 돼
국가개조, 말로만 그쳐선 안 돼
  • 연합뉴스
  • 승인 2014.04.3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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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가 침몰했던 지난 16일 오전 9시 46분께 이준석 선장이 수많은 학생과 승객을 버려두고 팬티 차림으로 홀로 탈출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배가 가라앉고 있는 상황에서 승객들에겐 "그대로 있으라" 해놓고 제 몸 빠져나오기 바쁜 얼빠진 선장은 그렇다치더라도 초기 구조작업과 수습 과정에서 무능과 총체적 부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인 우리 정부의 현주소를 지켜보는 국민의 심정도 참담하다 못해 서글프다.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사회안전이 제대로 지켜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국가 개조에 나서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세월호 참사로 생생하게 드러난 `관(官)피아`의 극심한 폐해를 척결하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다. 언제부터인가 제 할 일은 방기하고 국민 위에 군림해 온 관료사회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제 자리로 돌아가도록 대대적인 혁신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해피아(해수부 마피아), 모피아(기획재정부), 산피아(산업통상자원부), 교피아(교육부), 국피아(국토교통부), 원전마피아, 철도마피아와 같은 공직 철밥통 구조를 깨뜨릴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세월호사고 희생자 정부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데 이어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공식 사과했다. 참사가 일어난 지 14일째에 이뤄진 대국민 사과다. 다소 늦었지만 대대적인 개혁과 쇄신 의지를 천명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나아가 박 대통령은 "국가차원의 대형 사고에 대해서는 지휘 체계에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리실에서 직접 관장하면서 부처간 업무를 총괄 조정하고 지휘하는 가칭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사고가 터지면 급조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생색내기용 반짝 정책에 그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명실상부한 재난대응 부처의 조속한 출범을 위해 정치권도 정파를 떠나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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