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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백혈병 문제 이번엔 매듭지어야
삼성 백혈병 문제 이번엔 매듭지어야
  • 연합뉴스
  • 승인 2014.04.1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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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곧 내놓겠다고 한다. 2007년 기흥 반도체 공장의 여성 노동자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것을 계기로 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지 7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백혈병 논란이 불거진 이후 자체 조사 결과와 보상대책 등을 내놓은 적이 있다. 하지만, 환경이 백혈병 발병과 무관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치중하다 보니 수세적ㆍ방어적이라는 인상을 줬다고 할 수 있다. 작년부터는 해법을 찾고자 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과 협상을 시작했으나 1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백혈병 등 직업병 피해자와 유족들의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줄 해결책이 나와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삼성전자가 공식 견해를 내놓겠다고 한 직접적인 배경은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구제 결의안’ 추진이라고 할 수 있다. 심 의원이 발의하려는 결의안에는 삼성전자의 공식 사과와 제3 중재기관을 통한 보상안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삼성전자 측의 공식 입장 발표는 이에 대한 ‘화답’ 차원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피해자들의 상처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는 점이다. 삼성 측이 부디 이런 기대에 부응하는 해법을 제시해 반도체 백혈병 문제를 완전히 매듭지어주기를 간곡히 바란다.

 삼성 반도체 백혈병 문제 해결에는 사과와 보상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발병 요인을 찾아내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것 역시 지체해서는 안 될 과제다. 반도체와 LCD 사업장의 화학물질 현황을 종합진단하자는 심상정 의원의 결의안 내용을 눈여겨봐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또한, 피해자에 대한 산업재해 인정 문제는 어쩌면 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도 있다.

 ‘반올림‘’에 의하면 지금까지 제보받은 삼성 직업병 피해자가 180여 명, 사망자는 70여 명인데 산재 인정을 받은 경우는 극소수라고 한다. 최근 들어 산재인정 범위를 보다 넓게 인정하는 판결이 잇따르고, 근로복지공단도 이런 추세에 발맞추려 고심하는 흔적이 엿보인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너무 멀다. 산재인정 기준을 현실에 맞게 완화하려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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