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수 찬
임을
보낸 뒤
만날 길 아득해
청상(靑孀)이 토해낸 선홍빛 각혈같이
꽃무릇이 곱게 피어
키 재기를 한다.
잎이 지고
꽃대가 올라오니
잎은 꽃을
꽃은 잎을
볼 수도, 마날 수도 없느니
이별 후에 그리는 청상의 마음처럼
애틋해.
산사 처마 끝
휘영청 밝은 달빛에 그을린 채
수많은 밤을 지새며
꽃과 잎의 만남을 위해 기도하듯
댕그랑 댕그랑…
울리는 저 풍경소리
차마
애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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