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23:41 (일)
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 최경탄
  • 승인 2013.11.18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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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삼천포 시절(12)
 8. 죤 왕자의 모험

 1950년 나라가 해방이 되고 해방 한국은 그야말로 외국의 문물들이 쏟아져 들어와 낯선 나라의 이야기가 소개되면서 당시 어린이들에게 새롭고 신비로운 재미로 다가왔다.

 서양의 이야기가 만화책으로 나온 것 중에 대표적이고 최초의 것으로 꼽으라면 바로 ‘죤 왕자의 모험’이었다.

 너무 어린 시절이라 작가는 비록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스토리가 탄탄해 아직도 생생하고 뚜렷하게 남아있다.

 당시는 1951년이니까 지금으로부터 62년 전의 이야기 인데도 현 한국 만화계에 소재가 부족한 시대에 이 이야기는 지금도 한편 드라마 같이 다가오고 있다.

 즉 만화의 소재나 만화영화의 소재로도 결코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안델선의 동화처럼 서양의동화이야기인지 아니면 일본 만화의 표절인지 구분이 안되지만 말이다. 아니면 한국의 만화 작가의 순수한 창착이야기 인지는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알길이 없지만 상당히 인기를 끌었던 이 작품은 분명하다.

 지금 이 만화가 남아 있을지는 궁금하다. 만일 끝내 해당 만화책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 서양 이야기를 스토리로 하는 만화책의 저자는 아마도 영원히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이야기를 간추려 보자면 서양의 어느 나라가 있었다. 왕의 식구들은 성안에 살았고, 왕은 크라운 왕관을 쓰고 어깨에서 등으로 넓게 펼친 망토를 걸치고 높은 왕좌에 앉아 백성들을 호령했다.

 그러나 흉년이 들면서 민심이 이반이 되고 마침내 백성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나라의 상태는 어지러워졌다.

 이때 왕궁에는 왕의 식구들만 남게 됐는데 왕은 먹을 것이 부족해 감자로 끼니를 때우다 그것도 바닥이 나자 왕은 큰 결심을 한 듯이 활을 들고 들판으로 나가 사냥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사냥기술도 서툴러 결국 토끼 한 마리도 제대로 사냥도 못 했고 문제는 더 꼬여서 그만 들판의 왕 독수리에게 왕이 그만 붙들리고 만다. 왕을 잡은 독수리는 왕에게 제안을 한다.

 “당신의 딸을 나에게 시집보내면 양식을 많이 주겠다.”

 그런 제안에 대해서 왕은 급한 김에 이 제안을 받아들여 맏딸을 독수리에게 시집을 보냈다. 그 후 독수리가 준 양식이 떨어지자 왕은 다시 산으로 사냥을 갔다가 이번에는 곰에게 붙들리고 말았다. 그러자 곰은 왕에게 같은 제안을 했다.

 “당신의 딸을 나에게 시집보내면 양식을 많이 주겠다.”

 이에 왕은 또 곰의 제안을 받아들여 곰에게 둘째 딸을 시집 보내고 다시 한 번 양식을 얻었다.

 그후 왕은 다시 식량이 떨어지자 이번에는 바다로 사냥을 갔다. 그러나 이번에는 고래에게 붙들려 결국은 같은 방법으로 막내딸을 고래에게 시집보내고 양식을 얻어 돌아온다.

 그렇게 흉년은 지나고 상황은 바뀌어 나라가 풍년이 되자 흩어졌던 백성들은 돌아와서 왕에게 충성을 하고 나라가 정상으로 됐고 세월이 흘러 십년이 지나게 됐다.

 왕의 아들인 왕자 죤은 이제 훌륭한 소년으로 자라나서 10년 전에 여러 동물들에게 시집간 누나들을 찾아 나선다.

 우선 들판으로 가서 독수리와 큰 누나를 만나게 되었다.

 독수리가 말하길 “자기는 원래 훌륭한 왕자였는데 마귀에게 요술이 걸려 독수리가 됐다”고 했고 그 마귀를 죽이면 다시 왕자로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은 들은 죤 왕자는 자기가 마귀를 찾아가 죽이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독수리 매형은 독수리 깃털 세 가닥을 주면서 위기에 처했을 적에 그 깃털을 ‘획’하고 불라고 했다.

 다음은 산으로 가서 곰과 둘째 누나를 만났다. 매형인 곰도 마귀의 요술에 걸려 고통을 받았는데 역시 마귀를 죽이면 그 저주 같은 요술이 풀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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