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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김해공항 이대로는 안된다
반쪽 김해공항 이대로는 안된다
  • 연합뉴스
  • 승인 2013.11.1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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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공항이 미주, 유럽행 노선이 없는 반쪽 공항으로 퇴보하고 있다. 정부가 인천공항 중심의 중앙집중식 항공정책를 펴고 있는 탓이다. 항공업계는 인천공항 중심으로 계획된 KTX 서울~인천 구간 확장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라 지적한다.

 유럽 최대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최근 주 5회 운항하는 김해~인천~뮌헨 노선에 대해 내년 하반기 운항스케줄부터 중단을 선언했다. 내년 4월이면 김해에서 환승 없이 유럽에 갈 수 있는 유일한 하늘길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지난 2007년 3월 루프트한자 취항 이후 6년 만이다.

 대신 루프트한자는 한국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해 인천~뮌헨 구간에 현재 A-380 기종보다 대형 기종 투입을 결정했다. 항공업계는 KTX가 서울에서 인천공항까지 연장 운행하게 되면서 루프트한자가 김해~인천 노선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KTX 인천 연장구간은 올해 말 완공된다. 실제로 김해~인천~뮌헨 구간은 사업성이 있는 구간이었다.

 하지만 직항 노선 신규 취항의 기미가 보이던 지난 2011년 4만 3천831명으로 최고 방점을 찍은 뒤 지난해에는 3만 8천63명으로 줄었다. 이는 지난해 3월부터 운항한 환승전용내항기의 영향 탓이다.

 루프트한자는 내년 4월부터 인천~뮌헨,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증편해 수송능력을 15% 가량 늘린다는 복안이다. 이는 30%에 이르는 김해의 유럽행 수요를 KTX를 통해 인천으로 돌릴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루프트한자의 운항중단 결정으로 지난 7월 역방향 이륙까지 허용하며 유럽 직항 노선을 유치하려던 김해공항의 노력은 한순간 물거품이 됐다.

 무엇보다 피해는 경남ㆍ부산권 시민들이다. 이들 시민들은 내년 4월부터 인천공항까지 이동한 뒤 유럽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여기에다 경비도 만만치 않다. 김해에서 인천공항으로 KTX를 이용해 왕복할 경우 1인당 약 12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약 6시간을 이동하는데 써야 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중앙집중식 항공정책에 벗어나 지방과 함께 공생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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